북한, 중러 앞에서 "핵에는 핵" 외치며 열병식 개최
"북한, 러시아에 미사일 기술 요청 가능성"
시진핑, 김정은에 "피 나눈 혈맹"…'북한 카드' 활용 시사
미국의 한반도 방위공약인 '확장억제'의 핵심은 압도적 군사력으로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에 나서지 못하도록 묶어 놓는 것이다. 하지만 27일 북한 열병식에 중국과 러시아가 대표단을 보내 노골적으로 지지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이들 두 나라가 대북결의에 반대하는 수준을 넘어 북한의 무기개발을 지원하고 유사시 군사행동을 묵인할 경우 확장억제는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북러 군사협력 밀착…위성·미사일 기술 협력 우려도
가장 거슬리는 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행보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무장장비전시회를 시찰하고 북한과 군사회담에 나섰다. 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박 3일 방문기간 곁에서 극진하게 대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두 나라 군대 사이의 전투적 우의와 협조를 확대, 발전시켜 나갈 데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완전한 견해일치를 보았다"고 강조했다.
북러 간 군사기술 협력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위성·핵 관련 기술을 갖고 있는 러시아가 기술을 제공하고 군사적으로 밀착할 경우 북핵 공격을 막기 위한 한미 확장억제는 북한이 러시아, 나아가 중국과 연대하는 상황까지 고려해 달라져야 한다. 그간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만 다뤘던 것과 차이가 크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30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은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라며 "작전과 무기 측면에서 강하게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경우 한미 확장억제 개념도 보강돼야 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미 양국의 대북 군사대응 시나리오에 중국, 러시아가 등장하는 건 적잖은 부담이다.
다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다. 이호령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지금까지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 모두 예상된 범위에서 행동하고 있다"면서 "향후 변화에 따라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북한에 '거리두기' 연출하면서도 "혈맹" 강조한 중국
중국의 대북지원 행보도 껄끄럽기는 마찬가지다. 시진핑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70년 전 중국인민지원군은 조선인민군과 함께 항미원조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뒀고, 혈맹으로 위대한 우정을 맺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전쟁에 중국이 개입했다고 재차 인정하며 결속을 과시한 것이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한반도 정세가 점점 신냉전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중국도 현실적으로 인정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 카드(북중 협력)를 어느 정도까지 쓸지 고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압박 강도가 향후 상황에 따라 고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맞서 우리 군은 8월 미군과의 연합군사훈련으로 억지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북한의 군사위협은 내달 18일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다룰 최우선 과제다. 백악관은 "3국 정상은 북한이 야기하는 지속적인 위협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지역 안팎에서의 3국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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