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약 7000억원 규모 개발 원조 중단
니제르 인구 430만명이 인도적 지원 필요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군인들이 쿠데타를 일으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이 억류된 가운데, 국제 사회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니제르에 개발 원조를 중단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성명을 내어 “바줌 대통령만이 유일한 합법적 대통령”이라며 “예산 지원을 즉각적으로 중단하고, 안보 영역에서의 모든 협력 조치도 무기한 연장한다”고 밝혔다.
니제르는 연간 20억 달러(약 2조5,000억 원)의 공적 개발 원조를 받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에 집계된 니제르 내 인도적 지원 수요만 전체 인구 2,700만여 명 중 430만 명에 달한다. EU는 2021년부터 4년간 니제르에 약 5억300만 유로(약 7,000억 원)를 지원할 계획이었다.
특히 프랑스는 이날 별도로 성명을 내어 니제르 개발·예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니제르는 프랑스가 식민 지배를 했던 국가로 여전히 안보 동맹을 맺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의 니제르 지원 예산은 약 1억2,000만 유로(약 1,689억 원)였다.
니제르를 아프리카 중서부 내 이슬람 반군 세력과 싸우는 전진 기지로 삼고 있는 미국도 지원 중단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국이 니제르 국민을 위해 배치한 매우 중요한 원조가 명백히 위험에 처해 있다"며 민주적인 지도 체제가 유지되어야 지원을 계속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니제르에 군인 약 1,100명이 주둔하는 군사 기지 2곳을 보유하고 있다.
니제르에서는 군부 세력이 지난 26일 쿠데타를 일으켜 바줌 대통령을 억류했다. 대통령 경호실장이었던 압두라흐마네 치아니 장군이 ‘국가수호위원회’를 꾸려 쿠데타를 주도했으며, 지난 28일 스스로 국가 원수임을 천명했다. EU 등 국제사회는 "헌법 질서가 무너질 경우 모든 예산 지원을 즉각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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