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로 열린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푸틴 "우크라이나 곡물 70% 유럽으로 가"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콘스탄틴궁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러시아는 27일부터 이틀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제2회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아프리카 6개국에 최대 5만 톤에 달하는 곡물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허용하는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한 지 10일 만에 나온 것으로 우크라이나를 대신해 아프리카에 곡물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곡물협정 파기 이후 러시아는 식량을 무기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AFP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연설에서 “수개월 내로 우리는 2만5,000톤에서 5만 톤에 달하는 곡물을 부르키나파소, 짐바브웨, 말리, 소말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에리트레아에 무료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의는 러시아가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기획한 행사로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그는 이어 “우리는 세계식량위기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아프리카에 중단 없는 식량 공급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이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곡물이 가장 필요한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곡물 기부와 상업적 판매에서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대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지난해 곡물협정 체결 이후 1년간 수출된 우크라이나의 곡물 가운데 70% 이상이 유럽 등 고소득 국가로 공급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체결된 흑해 곡물협정은, 러시아가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허용하고, 국제사회는 러시아산 식량 및 비료 수출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흑해 연안의 주요 항구들을 봉쇄하면서 세계 식량 위기가 고조되자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체결됐다. 애초 120일 기한이던 협정은 세 차례 연장됐으나 러시아가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았다며 추가 연장에 더 이상 동의하지 않으면서 지난 17일 협정이 만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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