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가족, 경호원들에 억류돼
군인 10명, TV 등장해 계엄령 선포
26일 서아프리카 니제르 수도 니아메이에서 모하메드 바줌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경호원들에게 억류된 가운데 대통령 지지자들이 "쿠데타 금지"를 외치며 대통령궁으로 향하고 있다. 니아메=AFP 연합뉴스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쿠데타(군사정변)가 일어났다. 대통령 경호원들이 대통령과 그 가족을 억류한 데 이어, 군부도 국영TV를 통해 “대통령이 축출됐다”고 주장하며 계엄령을 선포했다.
미국 CNN방송과 AP통신은 26일(현지시간) 대통령 경호원 일부가 수도 니아메의 대통령궁을 봉쇄하고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과 가족을 억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궁과 정부 부처 청사들은 현재 봉쇄돼 직원들이 사무실에 접근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영TV도 군인들에 의해 장악됐다. 니제르 군인 10명은 국영TV에 등장해 “우리는 국방 및 치안 병력으로 현 정권을 끝맺기로 결정했다”며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어 국가 기관 봉쇄, 국경 폐쇄 조치도 발표했다.
대통령 경호원과 군인들이 함께 쿠데타에 나서게 된 구체적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한때 성명을 통해 “경호원들이 반공화국 운동을 허망하게 시작했다”며 “대통령과 가족들은 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오전까지 대통령궁 주변은 평화로웠으나, 오후 들어 방송국 등 니아메 곳곳에 기관총을 장착한 트럭이 목격되는 등 군 병력이 배치되기 시작했다. 바줌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 수백 명이 “쿠데타 금지”를 외치며 대통령궁을 향해 행진했지만, 이후 수차례 총성에 흩어지는 모습도 목격됐다.
니제르에서 군사정변이 일어난 건 이번이 여섯 번째다.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이 나라에선 1974년과 1991년, 1996년, 1999년, 2010년에도 쿠데타가 발발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