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영상기업 위성사진 공개 "레암 기지 완공 직전"
인도·태평양 첫 군사 거점 "미중갈등 심화 가능성"
중국이 비밀리에 건설해 온 캄보디아 해군기지가 완공 직전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무대인 인도·태평양에 마련된 중국의 첫 군사 거점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 전력을 보유한 중국 해군이 머지않아 캄보디아에 주둔한다면 인도·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미중 간 힘겨루기도 심화될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위성 영상 제공·분석 기업인 블랙스카이가 2021년 8월부터 최근까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레암(Ream) 해군 기지 상공을 촬영한 위성 사진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FT는 "위성사진을 보면 캄보디아 내 중국 해군 기지 건설이 상당히 진전됐고 항공모함이 정박할 부두도 거의 완공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 중국이 해당 지역에 해군 기지를 착공한다고 알려진 지 약 1년 만이다. 당시 중국과 캄보디아는 해군 기지 건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캄보디아는 동남아의 대표적 친중국 국가다.
중국이 해외에 해군 기지를 건설한 건 2017년 동아프리카 지부티 이후 두 번째다. 캄보디아에 지은 해군 기지에는 해군의 거대 군함이 정박할 수 있는 길이 363m 부두가 포함됐는데, 지부티 부두와 같은 크기라는 게 블랙스카이의 설명이다. 길이가 300m인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 푸젠호를 포함해 중국의 모든 군함이 정박할 수 있는 규모다.
레암 해군 기지는 중국이 전략 거점으로 삼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들어선 중국의 첫 해외 기지다. 중국은 미국과 첨예한 패권 다툼을 벌이는 이 지역에서 군사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미국이 2019년부터 해당 기지 건설 가능성을 파악하고 예의 주시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중국 해군 기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라고 캄보디아를 압박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까지 나서 캄보디아에 공을 들였다. 지난 2월 시 주석은 노로돔 시하모니 캄보디아 국왕과 훈센 총리를 잇따라 만나 군사 교류와 경제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지난해 6월 해군 기지 건설 관련 보도 당시 미국을 겨냥해선 "캄보디아를 위협·압박하는 것은 전형적인 괴롭히기 행태"라고 비판했다.
에반 메데이로스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캄보디아 해군 기지를 통해 중국은 동남아시아에서 지역적 영향력을 키우려 한다"며 "(아프리카 국가와 캄보디아 등) 개발도상국들이 미중 군사 경쟁의 장으로 급변하고 있다"고 F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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