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서울 청약 신청자 10만 명
70%는 2030... 1년 전보다 12% 늘어
당첨 비율은 서울 2.2%·전국 10%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37)씨는 최근 아파트 청약 일정을 놓치지 않으려고 청약홈 사이트에 알림 서비스를 신청했다. 관심 지역은 단연 서울. "지금까진 청약가점이 낮아 청약은 꿈도 못 꿨는데, 추첨 물량이 크게 늘어 기회가 생겼잖아요. 새 아파트 청약을 적극 노려볼 생각입니다."
최근 20·30대 사이에선 김씨처럼 아파트 청약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2030'의 청약 당첨 기회가 크게 늘어난 데다, 분양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새 아파트는 중장기적으로 자산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될 거라는 인식에서다.
서울 아파트 청약 신청 70%는 2030
한국일보가 25일 공공데이터포털에 등록된 청약 관련 통계(한국부동산원 2020년부터 집계)를 분석했더니, 최근 서울 청약시장에서 2030의 움직임이 크게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1~6월) 서울 청약시장에 문을 두드린 이는 총 10만5,689명이었다. 이 중 30대 이하는 7만4,536명으로 70.5%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만6,504명)과 비교하면 2030의 서울 청약 신청자 수는 8,000여 명(12%) 늘었다. 40~60대 이상(3만1,153명)과 비교해도 2030이 배 이상 많다. 상반기 기준 전국 평균 2030 청약 신청자(19만여 명) 비율이 56%인 점을 고려하면 서울 청약시장에서 2030 쏠림 현상이 특히 두드러졌다고 볼 수 있다.
상반기 10만여 명이 서울 아파트 청약에 도전했지만, 청약 당첨자는 2.2%(2,409명)에 불과하다. 전국 기준으로는 35만여 명이 청약을 넣어 10.5%인 3만7,626명이 당첨됐다. 서울에서 아파트 청약 당첨이 훨씬 어려운 셈이다.
이처럼 서울 청약시장을 뚫기가 어렵지만, 그럼에도 당첨자 중엔 2030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올 상반기 서울 청약 당첨자 중 30대 이하는 1,439명으로 59%를 차지했다. 1년 전엔 이 비율이 43%, 2년 전엔 33% 수준에 머물렀지만 올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에 비해 전국의 청약 당첨자 2030 비중은 올 상반기 54%로 2년 전과 거의 비슷하다.
서울 추첨비율 0→최대 100%… 2030 몰린다
이는 정부의 규제 완화로 서울에서 무작위로 당첨자를 뽑는 추첨제 비율이 대폭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2월 서울에선 5년여 만에 추첨 물량이 나왔고, 4월부턴 규제지역인 강남, 용산에서도 추첨 물량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서울에선 전용 85㎡ 이하의 추첨제 비중이 60%, 85㎡ 초과는 100% 추첨으로만 뽑는다. 기존엔 85㎡ 이하의 경우 추첨 물량이 아예 없었다. 여기에 분양가까지 계속 오르자 지금을 청약 적기로 판단한 2030이 늘고 있다.
청약통장에 한꺼번에 목돈을 넣어도 민간 분양은 입주자모집 공고일 하루 전까지 지역·면적별 예치금 기준만 갖추면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최근엔 서울의 전용 85㎡ 이하 아파트 1순위 청약 예치금 300만 원을 한 번에 넣고 일단 '묻지마 청약'에 나서는 이도 많다.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이 줄고, 실거주 의무가 완화해 차익 실현이 쉬워진 측면이 있다.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는 "시장 변동이 심해 갭투자를 염두에 둔 청약은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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