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 마친 뒤 미끄러져 발목 다쳐
통증 있는 상태에서도 투혼 발휘
한국인 역대 최고 성적 공동 2위로 마쳐
21세 영건 김주형이 발목 부상을 딛고 나선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디오픈에서 한국 골프 최고 성적을 냈다. 통증이 심해져 중간에 기권할 생각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완주해 한국 선수 최초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의 이 대회 종전 최고 성적은 2007년 최경주의 공동 8위다.
김주형은 24일 잉글랜드 위럴의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파71·7,383야드)에서 끝난 제151회 디오픈 챔피언십(총상금 1,650만 달러)에서 최종 합계 7언더파 277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마지막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로 네 타를 줄여 욘 람(스페인), 제이슨 데이(호주) 등 세계적인 톱 랭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대회 준우승 상금은 108만4,625달러(약 13억9,000만 원)다.
4대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 한국 선수가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낸 건 2009년 양용은(미국프로골프협회 챔피언십 우승), 2020년 임성재(마스터스 공동 2위)에 이어 김주형이 세 번째다. 아울러 1976년 19세의 나이로 준우승한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 이후 47년 만에 디오픈에서 2위 이상의 성적을 낸 최연소 선수가 됐다. 직전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공동 8위에 이어 이 대회에서도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이후 처음으로 2회 연속 메이저 대회 10위 안에 든 21세 선수라는 영예도 안았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보다 빠르게 2승을 달성한 김주형은 이번 대회 1라운드를 마친 뒤 숙소에서 미끄러져 발목을 다쳤다. 발목에 멍이 들어 절뚝이며 걸을 정도였지만 2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기록하며 1라운드(3오버파) 부진을 만회했다. 3라운드에도 3언더파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4라운드엔 최고 스코어를 적어냈다.
김주형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3라운드보다는 (발목) 상태가 좋았다"며 "메이저 대회를 뛸 때는 좋은 성적을 내고 그러면 아드레날린이 나오면서 통증도 잊힌다"고 소감을 밝혔다. 발목 통증으로 인해 "사실 2, 3라운드에 기권할 수도 있었다"고 털어놓은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붕대를 감은 오른 발목 사진을 올리며 자신을 도와준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올해 김주형은 부침이 심했다. 2월부터 6월까지 출전한 12개 대회에서 단 1번만 톱10에 들어갔다. 하지만 6월 US오픈에서 공동 8위에 오르며 반등을 알렸고, 디오픈 직전 대회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도 6위에 자리했다. 지난 시즌보다 높아진 인기와 관심에 대해 김주형은 "(투어에 데뷔한) 지난해보다 기대감이 더 커진 상황에서 실망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고 돌아봤다.
디오픈 우승 트로피는 브라이언 하먼(미국)이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적어내 공동 2위 그룹을 6타 차로 넉넉하게 따돌리고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300만 달러(약 38억6,000만 원)다. 2014년 존디어 클래식, 2017년 웰스파고 챔피언십에 이어 PGA 통산 3승을 달성한 하먼은 1963년 밥 찰스(뉴질랜드), 2013년 필 미컬슨(미국)에 이어 이 대회 세 번째 왼손잡이 챔피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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