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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안보보좌관 “미국, 러시아 정권 교체 모의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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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안보보좌관 “미국, 러시아 정권 교체 모의 안 해”

입력
2023.07.22 09:00
수정
2023.07.22 09:02
0 0

포럼 대담서 “우크라이나 성공 지원 집중”
중국엔 군사 소통 재개 촉구… “공존 원해”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정권 교체는 미국의 목표가 아니라고 밝혔다. 중국에는 군사 소통 재개를 거듭 촉구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최고위급 미 안보 당국자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미 콜로라도주(州)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포럼’에 참석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유명 칼럼니스트이자 미국판 편집인인 에드워드 루스와 대담을 가졌다. 그는 일단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으로 노출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취약함을 공략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러시아 정권을 어떻게 교체할지를 모의하는 것은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노력은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F-16 전투기의 신속 제공과 우크라이나가 부족한 155㎜ 포탄 생산량 확대 등이 당면 현안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 제공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시한 지 6주가 지났지만 고전 중인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 대해서는 전력 투입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상당한 규모의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투입하지 않은 채 아끼고 있다는 것이다.

바그너그룹의 미래에 대해서는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푸틴 대통령도 모르는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현재 바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확인했다. “일부는 벨라루스로 이동했고 일부는 아마 더 멀리 가려고 한다”고 설리번 보좌관은 부연했다.

“제재는 대화 거부 핑계 안 된다”… 중국에 일침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의 대담 참석을 소개하는 애스펀 안보포럼의 유튜브 화면. 유튜브 화면 캡처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의 대담 참석을 소개하는 애스펀 안보포럼의 유튜브 화면. 유튜브 화면 캡처

미국을 탓하며 미국과의 군 고위급 소통을 끊은 중국에는 비논리로 핑계를 대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중국이 미국과의 군사 대화 재개를 거부하는 이유 중 하나로 미국의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장관) 제재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이) 제재하지 않은 중국군 당국자들도 우리와 대화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자신을 포함한 미 정부 당국자 다수가 러시아의 제재를 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제재가 러시아와의 대화를 막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가드레일 무용론’도 적극 논박했다. 양국 간 우발적 군사 충돌이나 오판을 막을 안전장치가 생기면 미국이 그것을 믿고 더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게 중국의 논리인데, 이것은 ‘자동차에서 안전벨트를 매면 더 속도를 내고 더 난폭하게 운전하게 돼 사고가 날 테니 안전벨트가 없는 게 낫다’는 궤변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게 설리번 보좌관의 설명이다. 그는 “군 당국 간 고위급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은 지정학에서 고민할 가치가 없는 쉬운 문제(no brainer)”라고 강조했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역시 승리보다는 공생이 미국의 지향점이라는 게 설리번 보좌관의 주장이다.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추구하는 종결점이나 최종 상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는 최종 상태 대신 안정적인 상태(steady state)를 구축하려고 한다”며 미국과 동맹·파트너의 이익 및 가치에 근본적으로 호의적인 상태가 그런 상태라고 정의했다. “우리는 국제사회의 한 부분인 중국과 무기한 공존해야 하며 강대국으로서 함께 지내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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