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허지웅과 문천식, 가수 하림, 배우 김유미가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초등학교 교사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
지난 19일 오전 초등학교 교사 A씨가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고인은 최근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학부모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서울교사노동조합은 "고인의 사인이 개인적 사유에 있다는 일부 보도가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짊어져야 할 고질적인 문제를 전혀 짚고 있지 못한다는 점에 개탄한다"면서 교사들의 구체적인 제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연예계도 추모에 동참했다. 허지웅은 자신의 SNS에 "어느 젊은 교사의 삶이 자신이 가르치던 교실에서 영원히 멈추어섰다. 다른 무엇보다 장소가 가장 마음 아프다. 그곳이 아니면 개인적인 사유로 취급되거나 묻힐 거라 여긴 것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지난 시간 그 수많은 징후들을 목격하는 동안 우리가 정말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고 말할 수 있을까. 뉴스에서는 교권 추락이라는 말이 나온다. 학생들의 인권이 올라간 탓에 교사들의 인권이 떨어졌다는 의미일 거다. 틀린 말이다. 교권이라는 말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누군가의 인권을 되찾는 일이 다른 누군가의 인권을 위협했다면, 그건 애초 인권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라며 "교권이라는 말은 교실에서 학생의 권리와 교사의 권리가 따로 존재하고 서로 상생할 수 없다는 논리를 전제한다. 인권은 나눌 수 없다. 인권은 누가 더 많이 누리려고 애쓸 수 있는 땅따먹기가 아니다. 그런 잘못된 말의 쓰임과 인플레가 문제를 더욱 해결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과거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이 당했던 폭력과 부조리를 정상으로 애써 돌려놓았다면, 그간 악습으로 위태롭게 눌러왔던 것들을 원칙과 절차를 통해 규제할 수 있는 엄정한 도구 또한 함께 고민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와 같은 룰은 끝내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보나마나 서로 탓을 돌리는 정치권과 진영의 공방이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림은 '수축사회'라는 책의 글을 발췌해 "출산율 감소와 과학기술의 발전은 자연스럽게 개인주의와 이기심을 강화시킨다. 자녀가 보통 한두 명인 가정에서 부모의 집중적인 보살핌을 받고 자란 아이는 자연스럽게 개인적 성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현대 문명의 발달로 자가용, PC, 스마트폰 같은 기계들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면서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 공공이익, 자선, 질서 등과 같은 정신적 기반이 약화되면서 개별적으로는 타당한 이야기가 전체적으로는 그릇된 현상을 의미하는 이른바 '구성의 오류' 상황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모든 개인이 폐쇄된 상황에서 자신의 행복만 추구해 사회 전체의 질서와 도덕이 무너지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문천식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길 기도합니다"라는 바람을 전했고 배우 김유미 역시 "너무 안타깝다"며 "마음 깊이 애도를 표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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