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 시작 단계…온실가스 배출 멈춰야”
올해 폭염이 역대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지만 내년에는 더 더울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과학자가 경고했다. 몇 년에 한 번 주기적으로 등장해 바다 온도를 끌어올리는 엘니뇨 현상의 위력이 내년에 본격적으로 발휘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기후과학자인 개빈 슈미트 나사 고다드우주연구소 소장은 20일(현지시간) “엘니뇨가 최근 몇 달 전에 막 시작됐기 때문에 전 세계 사람들이 올여름 겪고 있는 극심한 폭염에는 아직 큰 영향을 주지 않은 상태”라며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것은 엘니뇨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남미 서해안을 따라 흐르는 페루 해류 속에 몇 년에 한 번씩 난류가 흘러드는 현상인 엘니뇨는 바다 표면 온도를 평소보다 상승시키고 기후에도 영향을 준다. 올해는 해수면 온도를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일 것으로 보이는 ‘슈퍼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리라는 게 전문가들 예측이다.
올해 폭염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이 1940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6월이었다고 발표했던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 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는 19일 다시 “이달 1~15일도 관측 이래 가장 더웠다”며 “역대 가장 더운 7월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내년 더위가 올해를 능가할 공산이 크다는 게 슈미트 소장의 분석이다. 그는 “올해 말 정점에 이르게 되는 엘니뇨의 크기가 얼마나 클지 여부가 그 영향이 얼마나 강할지를 좌우할 변수”라고 말했다.
해수면 온도 상승은 기후변화에 가하는 타격이 막대하다. 카를로스 델 카스티요 나사 해양생태연구소장은 “대양의 온도는 다른 모든 것에 영향을 준다”며 “해수면이 뜨거워지면 허리케인이 더 강해지고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해법은 온실가스 배출 감소뿐이다. 슈미트 소장은 “해수를 비롯한 전반적 온난화가 지속될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은 사람들이 더 많은 화석연료를 태우며 온실가스를 대기로 뿜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것을 멈추지 않는 한 기온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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