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내달 18일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난다. 5월 일본 히로시마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따로 만난 이후 3개월 만의 재회다.
다자회의 계기가 아닌 오로지 3국 회담을 위해 한미일 정상이 모이는 건 처음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위해 취임 후 외국 정상을 한 번도 초대하지 않던 '캠프 데이비드' 별장의 문을 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5월 윤 대통령, 기시다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워싱턴으로 초청하겠다"고 제안했다. 당시 한일 셔틀외교를 복원하며 관계가 개선된 만큼 기세를 몰아 본격적인 3국 협력방안으로 폭을 넓히려는 미국의 의지가 담겼다.
회담 장소를 캠프 데이비드로 잡은 것부터 상징적이다. 미 대통령 전용 별장인데, 백악관이 아닌 이곳으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를 초청한 것에 각별한 예우의 의미가 담겼다. 한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를 찾는 건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5년 만이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태우고 골프 카트를 직접 운전하며 돈독함을 과시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의 최우선 의제는 북한의 도발위협에 맞서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18일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를 통해 미국 핵전력 운용을 함께 협의·기획·실행하는 '일체형 확장억제'에 합의했다. 이에 확장억제 범위를 일본으로 넓히는 방안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과 올 5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 체제를 얼마나 구체화할지도 관심이다.
우크라이나 지원도 주요 관심사다. 윤 대통령은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와 우크라이나 방문을 통해 '우크라이나 평화 이니셔티브'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미일 양국이 얼마나 지지하고 공감할지 주목된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에 대한 3국 정상의 비판 메시지도 나올 전망이다.
미국의 공급망 재편도 핵심 의제로 꼽힌다. 중국의 공세에 대응해 한미일 경제협력 수준을 얼마나 높일지가 관건이다. 다만 미국이 최근 중국과 연쇄 고위급회담을 통해 디커플링(탈동조화) 대신 디리스킹(위험제거)을 유지하겠다며 소통을 강조하고 있어 이번 회담에서 좀 더 유연한 대중 기조가 공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아직 정해진 회담 의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