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헬, 김민재 입단 발표 후 "그와 자주 영상통화 해"
'맨유 이적 유력' 김민재 하이재킹에 투헬 공로 커
박주호 구자철 이후 한국 선수와 인연 이어가
"김민재가 여기 와서 정말 기쁘네요. 그와 영상통화를 여러 번 했습니다. 덩치도 크고 빠르죠. 그는 이미 준비가 됐습니다."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김민재(27)가 세계적인 명장의 품에 안겼다. 19일(한국시간)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 구단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한 김민재는 한국 선수와 인연이 있는 토마스 투헬 감독의 세 번째 한국인 제자가 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이적이 유력했던 김민재를 하이재킹(중간에 가로채다)하는 데 성공한 것도 투헬의 '전화 찬스' 등 적극적인 러브콜이 한몫했다. 김민재가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뮌헨에 입성한 이유다.
뮌헨은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나폴리(이탈리아)에서 뛰었던 한국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와 2028년 6월 30일까지 5년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달았던 등번호 '3'을 달고 뛴다. 뮌헨은 현재까지 독일 1부리그 역대 최다 우승(3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6회 우승, 트레블(3관왕) 2회 등에 빛나는 명실공히 최고 구단이다. 뮌헨은 UEFA 구단 순위에서 맨시티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구단은 김민재의 바이아웃(최소 이적료) 금액 등을 밝히진 않았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뮌헨은 나폴리에 5,000만 유로(약 710억 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손흥민이 2015년 레버쿠젠(독일)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할 당시 이적료 3,000만 유로(약 430억 원)를 뛰어넘는 금액이다. 김민재의 연봉은 1,200만 유로(약 170억 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김민재는 2년 만에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하며 무려 15배가량 '몸값'을 올렸다. 2021년 베이징 궈안(중국)에서 페네르바체(튀르키예)로 옮길 당시 이적료가 350만 유로(약 49억 원)였던 걸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페네르바체에서 나폴리(이탈리아)로 이적할 때 이적료는 1,900만 유로(약 270억 원) 수준이었다.
김민재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이상 잉글랜드), 파리생제르맹(프랑스) 등 유럽 빅클럽들의 영입전으로 주가가 치솟았다. 그중 뮌헨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건 투헬 감독의 영향이 크다. 투헬 감독은 자신이 선호하는 선수가 있으면 직접 발로 나서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그래서 2022~23시즌 나폴리를 33년 만에 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최우수 수비수' 등에 뽑히며 이탈리아 세리에A를 평정한 김민재를 놓칠 리가 없었다. 투헬 감독이 김민재의 마음을 사기 위해 화상통화를 했다는 일화가 독일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김민재의 입단 발표 날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끝내고 취재진과 만난 투헬 감독은 "그와 영상통화를 여러 번 했다"고 밝혔다. 김민재도 구단과 인터뷰를 통해 "투헬 감독과의 미팅이 너무 좋았고, 구단에서 나를 얼마나 원하는지를 보여줬다"며 뮌헨 이적을 결정한 이유를 말했다.
투헬 감독은 특히 한국 선수들을 유심히 봤다. 그는 마인츠와 도르트문트 감독 시절 박주호와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을 발 벗고 영입했다. 특히 구자철의 경우 전화 통화는 물론 집까지 찾아가 함께 식사하는 열정을 쏟았다. 최근에도 토트넘(잉글랜드)의 해리 케인 영입을 위해 그의 집을 방문해 면담했다는 영국발 보도도 나왔다. 투헬 감독의 구단 내 발언권이 막강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제 그의 세 번째 한국인 제자 김민재와의 호흡에 기대가 모아진다. 투헬 감독은 도르트문트와 파리생제르맹, 첼시, 뮌헨 등 재직한 곳에서 꼭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명장이다. 특히 첼시 감독 시절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분데스리가도 뮌헨이 김민재의 합류로 더욱 막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분데스리가는 공식 홈페이지에 김민재 사진을 메인으로 띄운 뒤 2023~24시즌 뮌헨의 예상 라인업도 공개했다. 주로 4백을 구사하는 뮌헨에서 김민재는 오른쪽 주전 센터백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시즌엔 마티아스 데 리흐트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주전 센터백이었으나 잦은 실수로 투헬 감독의 불만을 샀던 우파메카노 대신 김민재 투입을 전망했다. 분데스리가는 "김민재는 나폴리가 오랫동안 기다렸던 스쿠데토(우승)를 안긴 뒤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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