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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연수구청장 "한국의 두테르테라 불려도 할 일 할 것"

입력
2023.07.20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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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불법 정당 현수막 철거
"외국인 출입국 정책 개선도 절실,
한동훈 장관에게 서한문 보낼 것"
주민과 손잡고 '말소 차량' 근절도

이재호 인천 연수구청장은 13일 구청 소회의실에서 가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두테르테라 불려도 할 일을 하겠다"며 불법 현수막 철거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연수구 제공

이재호 인천 연수구청장은 13일 구청 소회의실에서 가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두테르테라 불려도 할 일을 하겠다"며 불법 현수막 철거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연수구 제공

인천 연수구에선 길거리에 마구 걸려 있는 정당 현수막을 찾아볼 수 없다. 정당 현수막을 지정 게시대에만 걸고, 혐오ㆍ비방 내용을 금지한 인천시 개정 조례에 따라 위반 현수막을 모두 철거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떼 낸 정당 현수막만 92장이다. 해당 조례에 대해 행정안전부가 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대법원에 제소해 철거가 성급하단 논란도 있지만 이재호(64) 연수구청장은 과감하게 밀고 나갔다. “한국의 두테르테(과격한 언행으로 유명한 전 필리핀 대통령)라 불려도 할 일은 하겠다는 생각”이란 말에서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현수막에 이어 번호판이 없는 ‘말소(무판) 차량’과의 전쟁도 준비 중이라는 이 구청장을 지난 13일 구청에서 만났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연수구청장을 지냈던 그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 당선돼 4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부임 뒤 지난해 연말 별도 허가 없이 현수막을 걸 수 있도록 한 옥외광고물법 개정으로 정당 현수막이 난립하자 이 구청장은 여러 차례 ‘불법 현수막 제거’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그는 “아무렇게나 내걸린 현수막에 대학생과 노인들이 다치는가 하면 자영업자들의 생계용 현수막과의 형평성, 민망스런 정치 문구 문제 등이 대두돼 정비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 12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 한 사거리에서 연수구 관계자들이 정당 현수막 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지난 12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 한 사거리에서 연수구 관계자들이 정당 현수막 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현수막과의 전쟁을 마무리한 이 구청장은 외국인 급증과 이에 따른 내국인 이탈, 미등록 외국인(불법 체류자)으로 인한 치안 불안 등 문제 해소를 위해 법무부에 외국인 출입국 정책 개선을 직접 요구할 계획이다.

외국인이 내국인보다 많은 고려인 집단 거주지인 함박마을에서 치안 불안, 내국인 상권 위축, 생활방식 차이에 따른 갈등 등이 불거져 내국인 이탈ㆍ역차별 문제가 심각하단 판단에서다. 학생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인 초등학교의 경우 언어 문제로 학습이 안 되고 국적이 다른 학생 간 충돌도 일상화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최근 함박마을에서 열린 행사에 가서 (외국인) 엄마들에게 한국에서 살아가려면 아이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쳐야 한다는 축사 아닌 축사를 했다”며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불법 체류를 예방하는 등의 (출입국) 정책이나 제도 개선을 요청하는 서한문을 써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구청장은 이미 교육부와 지난달 출범한 재외동포청에 ‘외국인 학생의 취학 전 한국어 교육 등 의무 이수제 운영’ ‘고려인 동포에 대한 교육’ 등을 건의하기도 했다.

옛 송도유원지 일대 등을 점령하고 있는 말소 차량을 없애기 위한 싸움도 시작했다. 외국인 중고차 매매상들이 밀집해 있는 옥련ㆍ동춘동 중고차 매매단지 주변 도로와 골목은 오래전부터 불법 주ㆍ정차된 중고차들로 인한 안전 사고와 차량 정체 등이 심각한 상황이다. 그는 “최근 발족한 말소 차량 주민감시단과 함께 도로 무단 점유, 불법 운행 등에 대한 대대적 단속에 나서는 동시에 상시 감시를 벌이겠다”며 “말소 차량처럼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불편을 초래하는 불법 행위를 없애기 위한 다양하고 강력한 방안을 계속해서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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