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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 견학 중 미국인 1명 월북... 유엔사 "북한, 신병 확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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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 견학 중 미국인 1명 월북... 유엔사 "북한, 신병 확보 중"

입력
2023.07.18 19:07
수정
2023.07.18 22: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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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송환 두고 북미대화 가능성도

2022년 10월 경기 파주시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에서 바라본 군사분계선. 한국일보 자료사진

2022년 10월 경기 파주시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에서 바라본 군사분계선. 한국일보 자료사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던 미국인 1명이 18일 월북했다. JSA를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는 북한군과 사건 해결을 위해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사에 따르면 이날 JSA 견학에 참가한 한 미국인이 오후 3시 27분쯤 군사분계선(MDL)을 무단으로 넘어 월북했다. 북측으로 넘어간 미국인은 판문점 일반 견학을 진행 중이었으며 남측으로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장병이 저지할 틈도 없이 갑자기 월북했고 북한군은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사는 월북한 미국인의 성별, 나이 등 신원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JSA 경비대대는 유엔사의 통제를 받고 있어 상황 발생 시에도 한국군이 아닌 유엔사에 보고하기 때문이다.

유엔사는 이번 월북과 관련해 "북한이 이 미국인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사건 해결을 위해 북한군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사와 북한군 간 구체적인 협조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이 월북한 자국민 송환을 요구할 경우 북미 간 대화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실제 북한이 과거 자국 내 억류하고 있던 미국 국적의 언론인과 선교사 등의 송환을 위해 미국과 협상을 시도한 전례가 있는 만큼, 월북자 송환을 두고 양측이 협상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우리 국민과 외국인이 판문점을 통해 무단 월북한 사례는 없다는 점에서 이번 미국인 월북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북한 주민도 2017년 11월 인민군 하전사 오청성이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것이 마지막이다. 2001년 1월 북한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다 '반북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추방된 독일인 의사 노어베르트 플러첸이 관광을 이유로 판문점을 방문했다가 돌연 MDL을 넘어 월북을 시도하려다 현장에 있던 JSA 경비병에게 붙잡힌 전례는 있다.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이 판문점을 통해 월남한 사례는 있다. 1984년 11월 23일 소련 유학생 바실리 마투조크는 판문점 방문 중 월남을 시도했고, 우리 군과 미군이 북한군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마투조크가 월남에 성공했다. 당시 우리 군 병사 1명이 전사했으며 미군 1명이 부상했다.

미국 국무부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시행 중이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2017년 9월 미국인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처음 시행한 뒤 이를 5차례 연장했다. 2017년 6월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난 지 1주일 만에 숨진 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북한 당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2020년 초부터 국경을 봉쇄하고 있다.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미국인 월북과 관련해 "우리 군은 혹시 모를 도발과 우발적 충돌에 대비해 대북 경계 태세와 화력 태세를 강화했으나, 현재는 정상 수준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 및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월북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유엔사는 19일 예정된 판문점 기자단 견학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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