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의인상 수상자 3인 선정
이예분씨, 노인·장애인 위해 미용 봉사
위기 속 시민 구한 이은필·최인찬씨도 수상
18일 LG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예분씨. LG 제공
봉사는 제가 좋아서 해 온 평범한 일입니다. 갑자기 특별한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죄송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LG 의인상 수상자 이예분씨
LG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예분(54)씨는 18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수상 소감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LG복지재단은 이씨가 28년 동안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미용 봉사를 해 왔다며 그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씨는 스물여섯 살 때인 1995년 미용사 자격증을 딴 이후 목회자인 큰오빠의 권유로 경기 고양시의 한 아동복지시설에서 미용 봉사를 시작했다. 이후로 꾸준히 아동복지시설·구치소·요양원 등 인연이 닿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머리 손질을 맡았다. 머리를 깎아주던 지적장애 학생이 일자리를 구하자 그 회사로 찾아가 장애인 직원들을 위해 1년 넘게 미용 봉사를 했다.
이씨는 지금은 직접 미용을 하지 않고 매장 운영만 맡고 있다. 하지만 봉사 활동은 멈추지 않았다. 경기 화성시의 지역아동센터 두 곳과 노인요양원 두 곳을 방문해 60여 명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몇몇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선 한 달에 한 번씩 집으로 찾아간다. 이렇게 한 달에 2, 3일은 봉사를 해야 하니 명함에는 '화요일 휴무'가 적혀 있다.
이씨는 "봉사는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일상"이라며 "상을 받았어도 저 자신이 바뀌는 건 없다"고 말했다.
사고 당하고도 4명 구조 이은필씨, 물에 빠진 학생 구한 최인찬씨
18일 LG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은필(왼쪽 사진)·최인찬씨. LG 제공
LG는 또 교통사고 현장에서 시민을 구조한 이은필(37)씨와 물에 빠진 초등학생을 구한 최인찬(62)씨도 LG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씨는 6월 충남 천안시 천안-논산고속도로에서 5중 추돌사고를 당했지만 사고 직후 승용차에서 탈출해 불길을 뚫고 다른 차량으로 달려가 창문을 깨고 4명을 구출했다. 이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다. 그는 "의식을 잃은 사람들을 두고 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
최씨는 6월 제주 가파도 해안가 인근에서 바다에 빠진 초등학생을 목격하고 바다로 뛰어들어 구출했다. 이후 놀란 아이를 달래주고 무사한 것을 확인한 뒤 아무 말 없이 떠났다. 학생의 어머니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수소문한 끝에 최씨를 찾아 감사를 전했다. 최씨는 "지병이 있긴 하지만 위급한 상황에선 아이부터 구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아이가 괜찮아 충분하다"고 밝혔다.
LG 의인상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LG 회장의 뜻을 반영해 2015년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현 LG 회장이 취임한 이후에는 의인상 수상 범위를 선행과 봉사로 귀감이 된 일반 시민으로 넓혔다. 현재까지 수상자는 총 19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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