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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더 위험...물길, 나무 기울기 등 산사태 전조현상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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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더 위험...물길, 나무 기울기 등 산사태 전조현상 살펴야"

입력
2023.07.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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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많이 내린 충정·전라에 또 비"
"더 큰 피해 올 수도...대피 명령 검토해야"

집중호우로 실종자가 발생한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서 17일 수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집중호우로 실종자가 발생한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서 17일 수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18일까지 충청과 남부지역에 최대 200㎜의 비가 더 온다고 예보된 가운데 재난 전문가들은 앞으로 산사태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정창삼 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는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오늘 비가 많이 오는 지역도 있겠지만 오늘보다는 화요일(18일)이 좀 더 위험한 것 같다"며 "지금 당장이라도 지자체에서는 상황 판단회의를 해서 위험 지역에 계신 분들한테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 대피 명령을 내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김승배 한국자연재난협회 본부장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비가 그쳐도 하루 이틀 사이에 많은 물을 머금었다가 산사태가 날 수 있는데, 지금 문제는 앞으로 비가 더 온다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나타난 피해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과 내일 사이에 지금까지 많은 비가 내렸던 전라도, 충청도에 또 비가 내린다”며 “23, 24일에 또 엄청난 비가 올 가능성이 있고, 적어도 앞으로 일주일 정도는 폭우 피해, 폭우 속에서 살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김 본부장은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를 예방하려면 전조현상을 살펴보라고 당부했다. 그는 “산사태가 순식간에 나기도 하지만 전조현상이 있다”며 ①물이 안 나오던 곳에서 물이 나오고, 물이 나오던 곳에서 물이 안 나오거나 ②나무나 산비탈 전봇대가 기울어졌거나 ③우르릉하는 굉음이 들리는 것 등을 꼽았다. 물길이 바뀌거나 땅속에서 물이 흐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터널이나 도로, 전원주택 등을 만드느라 산을 깎은 곳들이 매우 위험하다”며 “그 근방에 있는 분들은 아예 일주일 다른 데서 기거하시는 게 마음이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경북 예천군 산사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경북 예천군 산사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피 명령도 중요하다. 정 교수는 경북 예천 등에서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3일 전에 이미 많은 비가 와서 토양이 거의 100% 함수율(흙이 물을 머금고 있는 비율)을 나타내는 지역들이 많았다. (산사태가) 충분히 예견됐다”며 “그런 지역에서는 적극적인 대피권고가 아니라 대피명령을 내려서 주민들을 강력하게 행정적으로 조치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1년 서울 우면산 산사태 때 76명이 사망했는데, 그때 온 비가 300㎜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며 “지금 3일 동안 누적 강수량이 많은 곳은 900㎜, 평균적으로 거의 600㎜가 왔다”며 이번 집중호우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북 군산에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강수량인 500㎜가 쏟아졌음에도 인명 피해가 없었던 점도 언급했다. 정 교수는 “자치단체장이 적극적으로 방재 행정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세월호 참사 후 몇 년 동안 자치단체장들이 안전을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시정을 해 왔는데 (지금은) 2, 3선으로 물러나고 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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