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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호 "현 정부도 중반 되면 감사" 발언... 야 "정치 감사 인정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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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호 "현 정부도 중반 되면 감사" 발언... 야 "정치 감사 인정한 셈"

입력
2023.07.14 20:15
수정
2023.07.1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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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감사원법 개정안' 반대 중 문제적 발언
소위원장 "절대 해선 안 될 말, 답변에 신중해라"
박주민 "정권 따라 감사 대상 달리 본다고 자인"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국회 법안심사 과정에서 "어차피 (정권) 중반 되면 현 정부도 감사를 받는다"고 발언했다. 높은 수준의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받는 감사원의 핵심 간부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유 총장이 전날 민주당이 발의한 감사원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히는 과정에서 문제 발언이 나왔다. 감사원법 개정안은 민주당이 '표적 감사'를 막겠다는 이유에 따라 당론 추진 중인 법안으로 △감사위원회 의결사항 공개 △감사원 내부 회계감사·직무감찰 결과 국회 법사위 보고 등을 골자로 한다.

유 총장은 '이 개정안이 왜 발의된 것 같냐'는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저희(감사원)가 나름 독립적으로 어느 시대나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여러 오해도 있는 것 같다"며 "다만 지금 (정권) 초기 시기는 전(前) 정부가 감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감사원이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등 전 정부에 대한 '표적 감사'를 벌이고 있다는 야권의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에 박 의원이 황당하다는 듯 "우리(민주당)가 (감사원이) 전 정부 감사하니까 이런 법 냈다는 말씀이시냐"고 되묻자 유 총장은 "꼭 그 말씀을 드린 건 아니다"라면서도 "어차피 위원님, (정권) 중반 되면 또 현 정부 사업도 감사받는다"고 답했다. 적당한 시기가 되면 현 정부도 감사할 것이니 굳이 법을 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반박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야당 의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소위원장인 소병철 민주당 의원은 "정치적으로 총장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발언을 한 것"이라며 "감사원은 항상 이미 발생한 사안에 대해 감사를 하는 것인데, 어떻게 지금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정권 중반이 넘어서면 감사한다고 답변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장께서 답변하실 때 좀 신중하시라"고 당부했다.

유 총장은 비판이 이어지자 "정정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해당 발언을 두고 "감사원이 정권에 따라 감사의 대상을 바라본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이런 시각의 결과가 바로 '정치 감사'"라고 비판했다.

나광현 기자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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