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4대강 감사 내주 결과 공개
환경부 장관 "감사원 결과 보고 조치"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洑) 해체ㆍ개방 결정을 이끈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4대강위원회) 구성에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부당 개입했다며 올해 초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사실이 14일 확인됐다.
감사원은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금강과 영산강의 보 해체 및 상시개방 결정 경위 등을 조사한 결과, 김 전 장관이 보 해체 등 결정 과정에 핵심 역할을 한 4대강위원회 구성에 부당 개입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4대강위원회는 문 전 대통령 대선공약에 따라 4대강 보 개방 계획과 개방 영향 모니터링, 처리 방안 등을 심의하기 위해 꾸려진 조직인데, 환경부는 관계부처와 학계, 시민사회 등의 추천을 받은 민간위원 8명과 정부 측 7명 등 총 15명으로 위원회를 꾸렸다.
감사원은 김 전 장관 개입으로 4대강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관련 인사들이 4대강위원회의 민간위원 자리를 대거 차지할 수 있었고, 이에 따른 일방적 보 해체를 결정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1월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는 4대강위원회의 보 해체와 개방 제안에 따라 금강·영산강 5개 보 중 세종보와 죽산보 해체, 공주보 부분 해체, 백제보와 승촌보 상시 개방을 확정해 발표했다. 감사원은 4대강위원회가 보 해체 등 결정을 위해 조사 내용과 지표를 자의적으로 활용한 것으로도 보고 있다.
이번 감사는 4대강 사업과 관련해 5번째로 문재인 정부 말기인 2021년 11월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대표로 있는 4대강국민연합의 공익감사 청구로 시작됐다. 이후 속도를 내지 못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2022년 3월에야 실지(현장) 감사 등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당시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에도 호남 지역 가뭄 현장을 방문해 "방치된 4대강 보를 최대한 활용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이에 이번 감사를 두고도 윤 대통령 지시에 따른 정치적 감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를 다음 주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4대강 보 해체와 관련해 감사원의 감사 대상인 된 인물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온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앞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감사원의 김 전 장관에 대한 수사 요청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4대강 보 해체 결정과 관련해 국정농단 검은 커넥션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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