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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재정 마이너스통장’

입력
2023.07.14 17:0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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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5월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대표적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과 포용정책’에 대해 “적어도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이 강화되고 분배 지표가 개선되는 등의 긍정적 성과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김지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5월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대표적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과 포용정책’에 대해 “적어도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이 강화되고 분배 지표가 개선되는 등의 긍정적 성과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김지현 기자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가(중앙정부)채무는 지난 5월 말 기준 1,088.7조 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 1,033.4조 원 대비 55.3조 원이 증가한 것이다. 정부는 당초 올해 연말 국가채무가 지난해 말보다 66.9조 원 늘어나 1,100.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는데, 7개월이나 앞둔 시점에 이미 예상 채무증가액의 82.7%가 늘어난 셈이다. 그래서인지 일각에선 국가채무가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 5개월간 55.3조 원이 늘어났으니, 남은 7개월 동안엔 줄잡아 60조 원 정도는 더 늘어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국채만 해도 신규 발행과 함께 다른 한편에선 상환도 계속된다. 따라서 하반기에 국채 상환액이 발행액보다 많아지면 국가채무 증가세는 크게 둔화할 수 있다. 그러니 국가채무 증가액이 벌써 연간 증가 추산치의 80%를 넘었다고 지레 호들갑 떨 필요는 없겠다.

▦ 국가채무 상황이 정작 일깨우는 건 정부의 답답한 재정여건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금도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를 비판하며 경기활성화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집권 5년 동안 연평균 재정지출 증가율 10.81%를 기록할 정도로 확장재정을 편 끝에 국가채무를 400조 원 이상 폭증시킴으로써 후임 정부에 더는 나랏빚을 낼 여력조차 남겨주지 않은 게 바로 문재인 정부였다.

▦ 민주당이 적극 재정정책을 주장하는 논리는 나랏빚을 내서라도 정부가 민간에 돈을 푸는 게 경제와 복지를 증진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큰 정부’론이다. 그러자면 세수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증세정책까지 병행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고, 국가채무 급증으로 국가경쟁력만 떨어뜨렸다. 물론 번영의 방법론은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어설픈 이념과 이론에 경도된 문 정부는 후임 정부가 필요시 나랏빚을 낼 ‘재정 마이너스통장’까지도 고갈시켜 ‘깡통계좌’로 넘겨준 셈이다.

장인철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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