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부터 5년간 1억5,400만 유로 계획
'박리다매' 패스트 패션 폐기물 저감 노려
'패션의 국가' 프랑스가 의류 소비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옷을 고쳐 입는 사람에게 최대 25유로(약 3만5,000원)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의류 폐기물을 쏟아내는 '패스트 패션' 업계를 노린 조치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올해 10월부터 옷 한 벌을 수선할 때마다 6~25유로(약 8,500~3만5,000원)를 보조해 준다. 이를 위해 5년 동안 1억5,400만 유로(약 2,180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는 2020년 제정된 '폐기물 방지법'의 후속 조치다. 프랑스는 플라스틱, 음식물, 전자기기, 건설 폐기물 등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강도 높은 정책을 마련했다.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을 20%, 음식물 쓰레기를 50% 줄여야 하며, △식당 내 일회용품 사용 금지 △1.5kg 미만 과채류 비닐포장 금지 △도매 음식물 폐기 금지(기부 의무화) 등 세부 조치가 매년 발표되고 있다.
의류 수선비 지원은 '수리할 권리'의 연장선이다. 프랑스는 지난해부터 전자기기, 장난감, 스포츠 레저 용품, 정원 용품에 대해 제조사에 부담금을 부과하고, 부담금으로 마련한 기금으로 제품 수리비를 지원한다. 제품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폐기물이 줄어드는데, 수리비가 너무 비싼 탓에 신규 소비를 부추긴 탓이다. 올해는 섬유 제품, 신발과 가구가 추가됐다.
의류 수선비는 수선 부위에 따라 지급한다. 터진 외투 솔기를 꿰매거나 구두 밑창을 바꾸면 최대 8유로(약 1만1,000원)를, 크게 찢어진 외투를 수선하면 25유로를 지원해 주는 식이다. 지원을 받으려면 '리패션'이라는 비영리 단체에 등록해 특정 기준을 만족한 수선공을 찾아가야 한다.
이번 조치는 패스트 패션 소비를 줄이고 의류 수선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패스트 패션 산업은 저품질 의류를 값싸게 팔아서 수선공들에게 큰 위협이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프랑스 파리의 한 재단사를 인용해 "새 셔츠를 4.99유로에 살 수 있는데 찢어진 셔츠 수선에 10유로를 지불할 사람은 없다"고 했다. 베랑게르 쿠야르 프랑스 환경부 장관은 "수선 산업에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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