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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웠던 유방암 유전자 검사, 이젠 '혈액검사'로 정확히 진단 가능

입력
2023.07.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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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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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유형을 알아내기 위한 유전자 검사가 까다로웠는데 이젠 단순히 혈액검사만으로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분석법이 개발됐다.

손주혁·김민환·김건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연구팀이 조은해 녹십자지놈 연구소장 연구팀과 함께 유방암 환자 207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혈액검사로 간편히 유방암 유전자를 진단하는 ‘전장 유전체(WGS) 순환 종양 DNA(ctDNA) 분석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근 혈액검사만으로 암 환자 혈액에 존재하는 종양 DNA인 ‘순환 종양 DNA(circulating tumor DNA·ctDNA)를 진단하는 ‘타깃 시퀀싱 ctDNA 분석’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분석법은 전체 유전자 중 200여 개만 표적할 수 있는 한계로 유전자 구조 변이를 정확히 검사할 수 없어 효용성이 낮았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장 유전체 ctDNA 분석법은 유방암 환자 혈액에 존재하는 종양 DNA를 찾아낸다.

기존 유전자 검사법보다 간편하고 전체 유전자를 진단해 암 유전자를 확인한다. 임신부 혈액을 분석해 태아 기형 유발 유전자를 찾아내는 비침습적 태아 유전자 검사 기술(NIPT)의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분석법 유용성을 확인하기 위해 환자들이 항암 치료를 시작하기 전 채취한 혈액을 검체(샘플)로 사용했고, 종양 조직 유전자 DNA 분석법과 혈액을 이용한 ctDNA 분석법을 비교했다.

두 분석법으로 확인한 유전자 변이 양상이 유사하게 나타나 혈액검사로 암 조직의 유전자를 진단하는 ctDNA 분석법의 정확도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이 분석법을 기반으로 유방암 환자 생존율과 치료 반응성을 예측하기 위한 ‘I-Score’도 개발했다. I-Score가 높은 환자들은 유전자 구조 변이가 많고 암이 공격적이라 재발과 진행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I-Score의 기능 평가를 위해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다기관 임상 3상에 등록된 삼중 음성(-) 유방암 환자 465명을 대상으로 혈액 검체 분석을 시행한 결과, I-score 점수로 삼중 음성 유방암 환자의 재발 위험성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유방암은 호르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와 HER2, Ki-67(세포 안 단백질) 발현 정도에 따라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HER2 양성(+) 유방암’, 2가지 호르몬과 HER2 모두 갖고 있지 않은 ‘삼중 음성(-) 유방암’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삼중 음성(-) 유방암은 표적 항암제 치료가 어렵고 전이ㆍ재발도 많다.

I-Score가 높고 항암 치료로 암 세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환자군에서 2년 무재발 생존율은 55.9%였던 반면, I-Score가 낮고 항암 치료로 암 세포가 보이지 않는 환자군에서는 96.9%로 나타나 재발률이 매우 낮았다.

손주혁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분석법을 통해 침습적인 조직 검사 없이 혈액검사만으로 유방암 환자에서 암 유전자 변이를 확인할 수 있다”며 “특히 치료가 어려운 삼중 음성 유방암 환자에서 I-Score로 맞춤형 항암 치료 계획 수립이 가능해질 뿐 아니라 이 분석법을 적용할 수 있는 암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암연구소가 발간하는 ‘저널 오브 내셔널 캔서 인스티튜트(Journal of National Cancer Institute)’ 최신 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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