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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 후보지? 최종 후보지?…순천시 폐기물 처리장 짜고 치는 고스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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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 후보지? 최종 후보지?…순천시 폐기물 처리장 짜고 치는 고스톱 논란

입력
2023.07.12 15:18
수정
2023.07.1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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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폐기물 처리시설 입지 후보지
주민 설명회 없이 최적 후보지 발표
주민들 "법적 절차도 어겼다" 분통
시민단체 "후보지 선정 과정 깜깜이"
순천시 "결론 아냐…의견 수렴 거칠 것"
5~7년 소요…새 후보지 찾을 수 있나


전남 순천시 해룡면 주민 30여명이 5일 오후 순청시청 시장실을 찾아 폐기물처리시설 입지 선정 과정에 대해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 1

전남 순천시 해룡면 주민 30여명이 5일 오후 순청시청 시장실을 찾아 폐기물처리시설 입지 선정 과정에 대해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 1

전남 순천시가 최근 발표한 공공 폐기물 처리시설 입지 후보지를 놓고 잡음이 무성하다. 최적 후보지로 순천지 연향들 일원을 선정했으나, 이 과정에서 주민 설명회 등 의견 수렴 절차는 전무한 상황이어서다. 논란이 확산되자 시는 '최종 후보지'가 아닌 '최적 후보지'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정부가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한 2029년까지 새 후보지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사실상 결론을 정해놓고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순천시에 따르면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 최적 후보지로 순천지 영향들 일원이 선정됐다. 그동안 순천지역에서 발생하는 1일 190여 톤의 폐기물은 순천시 왕조동에 위치한 쓰레기 매립장에서 처리해 왔지만, 해당 매립장 사용 연한은 2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정부가 2030년부터 매립장에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하면서 순천시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시는 민선 7기 당시 신규 폐기물 처리시설 건립을 추진했지만, 후보지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쳐 전면 백지화했다. 이는 시가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을 건립하겠다"고 나선 이유다.

시는 사업비 3,000억 원을 들여 폐기물 처리시설은 지하화하고, 체육시설, 공원 및 문화시설 등 융·복합 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차세대 공공처리시설 신설을 추진 중이다. 지난 2월 '순천시 폐기물처리시설 입지 선정위원회(입지선정위)'를 꾸리고 259개 후보지 가운데 22곳을 추렸다. 입지선정위는 타당성 조사를 거쳐 다시 5개 후보지를 압축한 뒤 지난달 22일 연향들 일원을 최적 후보지로 선정, 이를 순천시에 통보했다. 시 역시 같은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그러나 최적 후보지 공개 이후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후보지 선정 시점까지 주민설명회 등 의견 수렴 절차가 전무해서다. 특히 입지선정위원회 명단을 비롯, 평가 기준, 다른 후보지가 제외된 이유 등에 대해서도 "과도한 민원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인근 지역민들은 지난 5일 순천시청을 항의 방문해 "음식물쓰레기처리시설이 들어서면 악취로 심각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며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촉진 등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처리시설 설립 계획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순천환경운동연합 역시 최근 성명을 내고 "자원화시설을 설치할 경우 300m 이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절차를 추진해야 하는데 충분한 의견수렴이 됐는지 의문"이라며 "후보지 선정 과정도 비공개로 진행해 유감이다. 행정은 결과 못지않게 과정과 절차가 매우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순천시는 연향들 일원에 대해 "최종 후보지가 아닌 최적 후보지"라며 진화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입지선정위가 최적 후보지를 공개한 것으로 최종 후보지 선정 이전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최종 후보지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쳐 12월 확정된다"고 해명했다.

평가 절차 등을 비공개한 이유에 대해선 "민선 7기 당시 신규 폐기물 처리시설 건립을 추진하며 4곳의 후보지역을 공개하자 대규모 반발에 직면해 결국 백지화됐다"며 "입지선정위 활동 자체가 위축될 우려가 있어 부득이하게 비공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의 해명에도 논란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등 행정 절차에만 최소 3~4년, 신규 폐기물 처리장 공사에만 2~3년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정부가 지자체의 매립장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한 시점이 2029년이어서 연향들이 아닌 새 후보지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순천시 해룡면 마산마을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최적 후보지가 최종 후보지가 아니라는 것은 말장난이나 다름없다"며 "후보지를 연향들 1곳만 선정해 짜고 치는 고스톱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뒤늦게 의견 수렴 절차를 갖겠다는 것은 지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처사"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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