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증 아니냐" 등 추측 돌아
박진 외교장관, 왕이 위원과 회동할 듯
친강 중국 외교부장의 업무 공백이 당초 예상보다도 길어지고 있다. 2주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가운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13, 14일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도 포기했다. 애초 코로나19 감염에 따라 잠깐 동안 요양을 받는 정도로 여겨졌으나 '부재 상태'가 지속되면서 일각에선 "신변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라는 관측마저 제기되는 모습이다.
12일 홍콩명보 등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이번 ARF에 친 부장 대신 왕이 중앙정치국 위원(공산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이 참석할 것이라고 전날 밝혔다. 외교부는 "친 부장이 신체(건강) 문제로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고만 설명했다. 지난 7일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친 부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선을 그은 지 불과 나흘 만에 건강 문제를 들어 ARF 불참을 공식화한 것이다.
친 부장은 지난달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러시아·스리랑카 고위급 외교 관료들과 회동한 것을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친 부장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소문이 돌았고, 요양 기간이 끝나는 대로 업무에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AFR 불참까지 확정됨에 따라 그의 공석 기간은 약 3주로 늘어나게 됐다.
친 부장은 과거 외교부 대변인 시절 미국 등을 겨냥한 거친 언사로 유명해진 뒤, 주미 중국대사를 거쳐 지난해 말 왕 위원 후임으로 외교부장에 오른 인물이다. 이번 ARF는 중국의 '전랑(늑대 전사) 외교'를 상징하는 친 부장의 다자외교 데뷔 무대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되기도 했다. 분위기가 이러한데도 그가 ARF 참석을 포기했다는 건 그만큼 병세가 위중하거나 건강 이외의 요소가 영향을 끼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에 따라 ARF를 계기로 한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첫 대면 회담도 불발됐다. 대신 박 장관은 지난해 8월 칭다오 회담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만났던 왕 위원과 별도 회동을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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