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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으로 성전환자는 여성 화장실 쓸 수 있어야" 일본 법원 첫 확정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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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으로 성전환자는 여성 화장실 쓸 수 있어야" 일본 법원 첫 확정판결

입력
2023.07.11 17:14
수정
2023.07.1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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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성, "2개층 떨어진 화장실 이용"
최고재판소 "재량권 범위 벗어나"
공공기관·기업에 영향 클 듯

지난 4월 24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열린 퍼레이드에서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이들이 행진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지난 4월 24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열린 퍼레이드에서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이들이 행진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일본 최고재판소가 여성으로 성전환한 직원이 직장 내 여성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은 위법이라고 11일 판결했다. 일본에서 트랜스젠더 직원의 근무 환경 관련 소송의 확정 판결이 나온 것은 처음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기업과 공공기관의 처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소송을 낸 건 50대 일본 경제산업성 직원이다. 경산성은 호적상 남성인 그에게 "사무실과 같은 층의 여성 화장실은 사용하지 말라. 멀리 떨어져 있는 여성 화장실만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최고재판소는 “경산성 재량권 범위를 벗어났으며 위법하다”고 재판관 만장일치로 판결했다.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1999년 ‘성 정체성 장애’(신체상 성별과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이 다른 증상에 대한 일본 용어) 진단을 받았다. 그는 건강 때문에 성전환 수술을 받을 수 없어 호르몬 요법만 쓰고 호적에는 남성으로 남았다. 그는 2009년 경산성에 이 사실을 밝히며 “여성으로 일하고 싶다”고 요구했다.

경산성은 이 직원의 여성 휴게실·탈의실 사용은 허용했지만 여성 화장실 사용은 제한했다. 그는 2013년 정부 인사원(인사혁신처에 해당)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본인이 인식하는 성별에 따라 사회생활을 하는 것은 중요한 법적 이익”이라며 인사원의 판정을 취소했다. 2심은 “경산성의 다른 직원들도 고려해야 한다”며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최고재판소는 “원고의 화장실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다른 직원들을 지나치게 배려해 원고의 불이익을 경시한 것”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가나자와대 이와모토 다케요시 준교수는 “다양성을 존중해야 회사도 사회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애 유무나 성별 등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모두의 화장실'이 지난해 3월 국내 대학 중 성공회대에 처음으로 설치됐다. 연합뉴스

장애 유무나 성별 등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모두의 화장실'이 지난해 3월 국내 대학 중 성공회대에 처음으로 설치됐다. 연합뉴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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