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후 바그너 지지 집회 수백명 몰리자
WSJ “푸틴, 프리고진 여전히 필요” 분석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철수했던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고향에서 지지자 모임이 열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역자’라고 몰아세웠던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망명한 후 다시 러시아로 돌아오는 등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쇼핑몰 주차장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텔레그램의 바그너그룹 지지자들이 모였다. 주최 측은 참석자 300여 명에게 티셔츠와 스티커를 나눠줬다. 프리고진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바그너그룹이 이 모임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도 불확실하다고 WSJ는 설명했다. 주최자는 텔레그램에 이날 모임 참석자에 대해 “국가를 지지하는 시민들”이라고 밝혔다.
비록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이 모임은 프리고진의 신변과 푸틴 대통령의 의중에 대한 의문을 더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가 아닌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SNS에서도 그를 러시아에서 봤다는 목격담이 잇따랐다. 그러나 프리고진은 자신의 행방이나 계획, 바그너그룹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정부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프리고진의 러시아 활보, 또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 지지 집회의 개최는 “푸틴 대통령이 여전히 그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WSJ는 러시아 정치 평론가를 인용해 전했다. WSJ는 또 전날에도 바그너 용병 2만5,000명이 여전히 프리고진을 추종한다면서 △바그너에 대한 통제권 △아프리카·중동 외교에서의 역할 등으로 푸틴 대통령이 별다른 조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방송은 연일 프리고진에 대한 부정적 보도를 내보내면서 ‘흠집 내기’에 나섰다. 다만 이런 러시아 언론의 시도에도 프리고진과 바그너의 인기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모임은 사전에 바그너의 깃발이나 로고 등을 가져오지 말라는 공지가 있었으나, 일부 참석자는 바그너기를 가져와 흔들었다. 또 대부분은 칼 2개를 교차한 모양의 바그너그룹 상징이 그려진 검은색 상의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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