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귀국인사' 후 이번 주 이재명과 회동
친명 "귀국인사 차원" 친낙 "당 혁신 논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이번 주 비공개 회동을 갖는다. 지난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 관계였던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달 24일 이 전 대표의 귀국 이후 처음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전 대표가 최근 민주당을 향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언급한 반면, 이 대표는 통합을 강조하고 있어 회동에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가 최대 관심사다.
9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측은 이번 주 만남을 갖기로 하고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를 조율하고 있다. 이번 회동은 이 대표가 이 전 대표 귀국 직후 안부 전화를 통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측은 회동과 관련해 '급할 것이 없다'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양측이 밀고 당기기를 벌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5일 봉하마을 방문 당시 기자들과 만나 "그런 줄다리기가 있지는 않다"며 "인사드린 뒤 만나는 걸로 얘기가 됐었고, 거의 마친 뒤 일정을 조정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 전 대표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막걸리 회동 등 민주당 정통성을 부각하는 행보를 이어온 것을 두고 당내에선 예사롭지 않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계파 갈등 잦아들까, 증폭될까
이번 회동에서 두 사람의 메시지는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 간 계파 갈등이 잦아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오히려 갈등을 폭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총선 승리'라는 같은 목표를 갖고 있지만 양측의 방법론이 갈리는 탓에 회동 메시지에 대한 기대에서도 온도차가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선 현 지도부 체제를 해치지 않는 가운데 통합, 단합을 강조하는 반면, 이 전 대표 입장에선 강성 지지층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감한 혁신, 쇄신에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일 광주에서 "혁신은 민주당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며 이 대표 체제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한 배경이다.
아울러 이 대표 측은 대표와 상임고문 간 만남이라며 의미 부여를 자제하고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가 귀국한 이 전 대표를 모시고 인사를 드리고 조언을 구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이 전 대표 귀국 직후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어려운 시국"이라며 통합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전 대표 측은 당 혁신에 대한 대화가 오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사진 찍는 자리로 그쳐서는 안 되고 의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안부 외에 당 혁신과 관련한 문제나 총선 승리 방안 등의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으로 당의 도덕성이 흔들리고 있는 데다 이 대표 체제 이후 지지부진한 당 지지율 속에서 이 전 대표의 존재감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겠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