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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심장 질환으로 가슴 여는 개흉술만 5번… '심장이식'으로 일상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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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심장 질환으로 가슴 여는 개흉술만 5번… '심장이식'으로 일상 회복

입력
2023.07.0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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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림(왼쪽부터)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 오미혜 환자, 오재원 심장내과 교수. 세브란스병원 제공

신유림(왼쪽부터)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 오미혜 환자, 오재원 심장내과 교수. 세브란스병원 제공

선천성 심장 질환으로 개흉술(開胸術)만 5번을 받은 환자가 심장이식 수술을 받고 거부 반응 없이 건강한 일상을 되찾았다.

세브란스병원은 심장이식팀 심장혈관외과 신유림·심장내과 오재원 교수팀이 선천성 심장 질환으로 5번의 개흉술을 받은 오미혜 환자에게 심장이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7일 밝혔다. 오 씨는 이식 후 6개월 째 거부 반응 없이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오 씨는 팔로사징증이라는 선천성 심장 질환으로 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난 1972년 세브란스병원에서 국내에서는 두 번째로 팔로사징증 교정 수술을 받았다.

팔로사징증은 심실 중격 결손, 우심실 유출 협착, 대동맥 기승, 우심실 비대 4가지 질환이 한꺼번에 발생하는 병으로 수술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높고, 수술법도 어렵다. 전체 선천성 심장 질환자의 5~7%가 이 병에 해당한다.

팔로사징증으로 수술받은 이후에도 크고 작은 심장 문제로 2007년까지 심실 중격결손 교정술, 폐동맥 판막 교체술 등 4번의 개흉 수술을 추가로 받았고, 이후 일상생활을 유지하던 중 2020년 10월 호흡곤란 증세가 심해져 세브란스병원을 찾았다.

정밀 검사 결과, 환자는 좌심실과 우심실 기능이 많이 떨어진 상태로 강심제를 투여해도 숨이 차고 부종도 증가했다. 결국 환자는 심장이식이 필요한 말기 심부전(心不全) 상태에 이르러 심장이식 대기자 등록을 진행, 2021년 1월부터 입원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적합한 공여 심장을 찾기는 어려웠다. 오 씨와 같은 O형은 다른 혈액형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공여자를 찾는 대기 기간이 길다.

특히 이식 전 단계에서 시행하는 조직적 합성 항체 선별 검사 결과, 대부분 항원과 반응하는 항체를 갖고 있어 급성 거부 반응 발생 확률이 높은 ‘고감작(highly sensitized)’ 상태였다.

의료진은 약물 치료와 혈장교활술을 통해 환자 항체 수치를 낮추며 적합한 공여 심장을 기다렸지만 지난해 12월 환자 상태가 악화돼 에크모(ECMO) 치료를 시작했다. 약 한 달이 지난 올해 1월 공여 심장을 기다린 끝에 오 씨는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여러 차례 개흉 수술로 발생한 혈관 유착과 특이한 심장 형태로 환자는 8시간이 넘는 수술을 받았지만 특별한 합병증 없이 퇴원해 건강히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오 씨는 최근 심장이식 후 6개월이 지나 자가 항체 확인 검사와 심장 초음파검사를 받았으며, 검사에서 공여 받은 심장을 공격하는 항체는 발견되지 않았고 거부 반응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재원 교수는 “여러 번의 심장 수술로 좌·우심실 모두 기능이 떨어져 있는 O형 대기자로 심장이식까지 대기 기간이 매우 길고 자가 항체 비율이 높아 거부 반응 위험이 컸던 어려운 환자였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환자와 보호자가 의료진을 믿고 따라줘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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