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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가 신청한 변호사 징계... 변협이 '모두 기각'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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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수처가 신청한 변호사 징계... 변협이 '모두 기각'한 이유는

입력
2023.07.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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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인지' 경무관 사건 수사 지연 계속
공수처 "이해상충 동시 변호" 문제 제기
변협 "징계사유 없다" 5명 모두 기각
공수처 "이의신청"… 수사 지지부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판. 공수처 제공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판. 공수처 제공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부터 넘겨받은 변호사 5명에 대한 징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징계 신청 대상 5명은 대우산업개발 사건에서 법률자문을 제공하거나 직접 변호인으로 활동한 변호사들이다. 변협 결론이 나오기 전부터 해당 변호사들의 입회를 제한하는 등 '강공'을 택한 공수처는 "수사를 늦추는 자충수를 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변협은 공수처가 대우산업개발과 법률자문 계약을 맺은 A법무법인 소속 남모 변호사 등 4명에 대해 신청한 징계개시 신청을 지난달 26일 모두 기각했다. 같은 날 대우산업개발 이모 회장을 변호하는 B법무법인 소속 김모 변호사에 대한 징계개시 신청 역시 기각됐다. 이 회장은 서울경찰청 소속 김모 경무관에게 "회사 분식회계 의혹 수사를 무마해 달라"며 3억 원 상당의 금품을 약속하고, 그중 1억2,000만 원을 실제로 건넨(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공수처가 직접 인지해서 착수한 첫 수사다.

2월 강제수사에 착수한 공수처는 한 달 뒤 5명 변호사에 대한 징계부터 신청했다.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은 채 변호인 활동을 했으며, 이해상충 인물의 변호를 동시에 맡아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정상적으로 수임된 상태가 아닌 신분으로 압수수색 현장에 참여한 것은 위법하고, 혐의를 받고 있는 이 회장과 같은 기업 임직원을 동시에 변호하는 것 역시 수사 정보 유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공수처는 징계 신청 이후 해당 변호사들의 입회를 거부했다. 이 때문에 주요 참고인으로 거론되는 대우산업개발 임원들에 대한 조사는 현재까지 진행되지 않았다. 일부 회사 직원들이 공수처 조사를 받았으나, 이들은 변협에서 징계 여부가 검토 중이라는 이유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산업개발 관계자→이 회장→과거 수사 담당 경찰관→김 경무관' 순서로 조사하겠다는 공수처 계획이 첫 단계부터 멈춰 있는 셈이다.

징계가 필요하다는 공수처 의견과 달리, 변협은 문제없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기각결정서에 따르면, 변협은 "A법인 변호사들이 선임계 없이 압수수색 절차에 참여했다"는 공수처 주장에 대해 "압수수색 현장에서 선임서 제출 시기에 대한 협의가 있었고, 실무적으로 보면 피의자신문 등 적절한 시기에 선임계를 제출하는 방식도 통용된다"고 밝혔다. '이해상충 인물 동시 변호'에 대해서는 "A법인 변호사들이 이 회장 변호인으로 업무를 수행한 내역이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변협은 이 회장이 정식 선임한 김 변호사에게도 "징계사유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사건 관계자 중에는 이 회장 부친의 지인인 C씨가 있는데, 공수처는 C씨가 이 회장 관련 의혹을 증언할 수 있는 인물로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공수처는 "김 변호사가 이 회장과 이해가 상충되는 C씨를 동시에 변호했다"고 주장했지만, 변협은 "C씨가 이 회장과 사실상 공모 관계에 있어 동시 변호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공수처는 변협 결정에 대해 모두 이의를 신청할 방침이다. 이의 신청이 들어가면 징계위원회로 바로 사건이 회부돼, 징계위가 직접 징계 가부를 판단하게 된다. 공수처 관계자는 "구체적 정황들을 바탕으로 변협에 징계개시를 신청했던 것"이라며 "기각사유서를 면밀히 검토한 뒤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변협의 추가 판단이 나올 때까지 변호사 5명의 입회를 계속 제한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공수처와 변호인단의 기싸움이 장기화되면서 수사 지연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공수처 이의신청과 관련한 변협의 징계위 개최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이 회장 측 역시 "변호사 변경 계획이 없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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