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쇄신안 답보로 '무용론' 제기에
구성 후 첫 공개회의서 당 작심 비판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6일 "위기에 절박하지 않다"며 거침없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앞서 1호 쇄신안으로 제안한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이 2주 가까이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조차 못하며 '혁신위 무용론'이 제기되는 데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으로 논란을 일으킨 인사들을 일일이 거명하기도 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짧은 기간이지만 집중 분석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국민들이 민주당에 대해 느끼는 실망감과 당 내부인들이 스스로를 바라보는 인식 간에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기득권에 안주하면서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 그리고 당 위기에 대해 절박해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복경 혁신위원은 "기강이나 규율 없는 조직을 민주주의 조직이라고 하지 않는다"며 "오합지졸이나 콩가루 집안이라 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으로 측근들이 수사받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를 향해 "그 일로 당이 큰 위기를 겪고 있는데, 조율되지 않은 말로 당에 혼란을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자중해달라"고 직격했다. 최근 본회의장에서 일본 골프여행 문자를 주고받아 빈축을 산 김영주 국회부의장에게는 "사과하는 데 며칠이나 걸릴 일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고, 최근 분당 가능성을 시사한 이상민 의원에겐 "옆집 불구경하느냐"고 쏘아붙였다. 김남희 혁신위원은 "혁신위를 만들어놓고 남 일처럼 구경하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혁신위가 출범 후 처음으로 공개회의에서 작심 비판에 나선 것은 민주당이 후쿠시마 오염수 등에 대한 대여 공세에 몰두해 쇄신 논의에 전혀 진전이 없는 상황 때문이다. 혁신위가 1호 쇄신안으로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 전원 참여와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을 제안한 이후 거의 2주가 지났지만 당내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혁신위의 존재감이 초반부터 보이지 않으면서 당을 향해 내부 문제에 눈을 돌릴 것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혁신위는 "국민이 무섭게 심판하기 전에 먼저 매를 들겠다"고 밝혀 조만간 꼼수탈당 방지책 등 추가 쇄신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야당을 겨냥한 검찰 수사 정국 속에 민주당 의원들이 1호 쇄신안에 대해 미온적인 만큼 혁신 동력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1호 쇄신안을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방탄국회 거부 선언 등 절충점을 찾는 방식으로 혁신위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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