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관계 자민당 의원 세력 여전
'교단 해산명령 청구'는 지지부진
지난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총격 사망을 계기로 드러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과 집권 자민당의 유착 문제가 여전히 일본 정치권에 불씨로 남아 있다.
지난해 7월 유세 중이던 아베 전 총리를 쏜 야마가미 데쓰야는 "어머니가 통일교에 고액 헌금을 해서 가정이 파탄났다"면서 통일교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한 아베 전 총리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통일교와의 관계 단절을 선언했지만 후속 조치는 지지부진하다.
통일교 유착 의원들 여전한 정계 실력자
6일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통일교와 연루된 자민당 의원들은 아직 정계 거물로 남아 있다. 통일교 행사에서 여러 차례 축사를 했던 자민당 소속 호소다 히로유키 중의원 의장은 의장직을 놓지 않았고, 야당의 해명 요구도 물리쳤다. 통일교의 지원으로 당선돼 “일본을 하느님의 나라로 만들자”고 주장했던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정조회장은 당내 최대 파벌 ‘아베파’의 수장을 노리고 있다. 통일교 유착 의혹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난 야마기와 다이시로 전 경제재생장관은 차기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가나가와현 18선거구 자민당 지부장으로 이달 초 다시 임명됐다.
정부의 통일교 해산명령 청구도 지지부진하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담당 부처인 문부과학성이 객관적 사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통일교 수장, "기시다 불러서 교육시켜라"
최근에는 민영방송 TBS가 통일교 수장인 한학자 총재가 한 발언을 보도해 공분을 샀다. 지난달 28일 경기 청평에서 열린 행사에서 한 총재는 “일본 정치인들이 통일교를 몰아내고 있다. 정치인과 기시다를 여기 불러다가 교육시키라”라고 했다. “나를 독생녀(구세주)로 생각하지 않으면 전범 국가 일본 정치는 멸망할 것”이라고도 했다. 일본 정부와 자민당은 통일교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을 우려해 조용히 넘어가려 하고 있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4일 이 보도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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