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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이 선사한 '종합 선물세트'… 격정과 서정성, 다이내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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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이 선사한 '종합 선물세트'… 격정과 서정성, 다이내믹까지

입력
2023.07.05 18:12
수정
2023.07.0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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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리사이틀 리뷰
2년 만의 전국 순회 리사이틀 첫 무대
대전·부천·울산으로 이어져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독주회에서 격정적으로 연주하고 있다. 크레디아 제공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독주회에서 격정적으로 연주하고 있다. 크레디아 제공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2년 만에 여는 전국 순회 리사이틀의 시작을 알리는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으로 코스 요리 같은 풍성한 감흥의 시간을 선사했다. 조성진이 선택한 이날의 메뉴는 2,500여 객석을 빼곡히 채운 관객에게 서정적 음색과 강렬한 타건, 넓은 악상의 범위를 넘나드는 특유의 다이내믹한 표현까지 그의 다면적 매력을 뿜어내기에 충분했다.

조성진은 지난 2월 발매된 신보 '헨델 프로젝트'에 수록된 헨델 '건반 모음곡 5번'을 페달을 사용하지 않은 채 전채 요리처럼 담백하게 첫 곡으로 들려줬다. 그는 장기인 가볍고 명료한 터치로 폭우를 헤치고 힘겹게 공연 시간을 맞춰 다소 부산했던 관객들을 차분히 안정시켰다.

조성진이 준비한 이날 프로그램의 색채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대목은 두 번째 연주곡인 소피아 구바이둘리나의 '샤콘느'였다. 체중을 실은 묵직한 타건의 불협화음으로 포문을 연 음악은 자신을 '서정적 피아니스트' 범주에 가두지 말아 달라는 조성진의 항변으로 들렸다. 조성진의 압도적 연주 덕분에 올해 92세가 되는 거장 작곡가 구바이둘리나의 작품 세계에 관심이 생겼다는 온라인 후기도 많았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독주회에서 격정적으로 연주하고 있다. 크레디아 제공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독주회에서 격정적으로 연주하고 있다. 크레디아 제공

이날 공연의 메인 테마는 현란한 기교와 다채로운 음색, 입체적 울림까지 조성진의 특기를 만끽할 수 있는 변주곡과 모음곡이었다. 브람스의 '헨델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푸가'를 1부 마지막곡으로 연주했고, 2부에선 브람스의 '피아노 소품' Op. 76과 슈만의 '교향적 연습곡'을 쉼 없이 한 호흡으로 연주했다.

쏟아지는 박수와 함께 퇴장했던 조성진은 두 번째 커튼콜에 망설임 없이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았다. 마치 연주회의 새로운 세 번째 챕터를 열 듯 라벨의 '거울' 중 3곡 '대양 위의 조각배'와 4곡 '어릿광대의 아침노래', 그리고 헨델의 'B플랫 장조 사라방드 HWV 440/3'까지 3곡을 연이어 선사했다. 객석 군데 군데에서 기립했던 관객들은 세 번째 앙코르곡 연주가 끝나자 결국 다 같이 일어나 환호했다.

조성진은 커튼콜 때 무대 곳곳을 누비며 상대적으로 연주자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좌석에 위치한 관객에게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마지막 퇴장 전에는 연주를 지켜본 뒤 무대 바로 앞까지 다가온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포옹하기도 했다. 그렇게 공연은 예정된 100분을 훌쩍 넘긴 2시간 15분 만에 마무리됐다.

조성진은 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한 번 더 공연한 뒤 8일 대전, 9일 부천, 12일 울산에서 전국 순회 리사이틀을 이어간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독주회에서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 크레디아 제공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독주회에서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 크레디아 제공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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