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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왕이 "비바람 뒤 햇빛, 한중일 다시 손잡자"... 3국 정상회의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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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왕이 "비바람 뒤 햇빛, 한중일 다시 손잡자"... 3국 정상회의 저울질?

입력
2023.07.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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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협력 강조... '미국의 중국 포위' 불참 촉구
'연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지렛대로 한국 압박?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이사판공실 주임)이 3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2023 한중일 3국 협력국제포럼에 참석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펑파이 캡처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이사판공실 주임)이 3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2023 한중일 3국 협력국제포럼에 참석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펑파이 캡처

중국 외교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이사판공실 주임)이 한국·중국·일본 3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올해 안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는 제스처로 풀이된다.

3일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왕 위원은 이날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2023 한중일 3국 협력국제포럼(IFTC)'에 참석했다. 인사말에서 그는 "비바람이 지나간 뒤 햇빛이 찾아오듯, 중·일·한 3국은 반드시 기회를 잡고 손잡고 나아가, 세 나라와 지역에 더 많은 공헌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포럼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3국 협력에 초점을 맞춘 것은 시의적절했다"며 "코로나19가 퍼진 3년간 세 나라 사람들은 한배를 타고 서로 도우면서 어려움을 극복한 많은 감동적 이야기를 남겼다"고 덧붙였다. 한중일의 협력에 의미를 크게 부여한 셈이다.

동시에 왕 위원은 "3국은 각자의 전략적 자주 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미국 주도의 중국 포위 전략에 동참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독립·자주를 견지하고 단결자강해야 한다"고 언급한 뒤, "한국이 세계 각국과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존중하지만, 어떤 관계도 가까운 이웃을 억제하거나 포위하는 데 사용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현재로선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여부가 불확실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윤석열 정부는 연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로 한중 간 긴장을 관리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지만, 그동안 중국 정부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외교라인 1인자'인 그가 포럼에 직접 참석한 건 '협조 의향'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게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아울러 한국의 전략적 자주성을 주문한 건 '윤석열 정부가 한미 동맹 외교에만 몰두하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동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회적 경고를 보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행사에 보낸 영상 축사에서 왕 위원에게 "서울에 오면 함께 북한산에 오르고 짜장면을 맛보러 가자"고 제안했다. 왕 위원도 "나 또한 박 장관을 다시 산둥에 초대해 함께 타이산(태산)에 올라 천하를 구경했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한중일 3국 협력 포럼은 세 나라 간 협력 증진 방안 논의를 위해 매년 개최되는 연례행사다. 올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중일 협력 재활성화'를 주제로 열렸다.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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