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트랙트 "워너뮤직에서 '멤버 이적' 제안했다"며 녹취록 공개
더기버스 "워너뮤직은 산하 레이블 투자 제안... 우린 관련 없어"
그룹 피프티 피프티의 거취를 둘러싸고 현 소속사인 어트랙트와, 이들의 글로벌 히트곡 '큐피드'를 만든 프로듀서 안성일씨가 대표로 있는 음악 지식재산권(IP) 관리 업체 더기버스, 해외 유통사 워너뮤직코리아 간의 갈등이 진실 공방으로 비화하고 있다.
어트랙트 측은 3일 안 대표와 워너뮤직코리아가 현 소속사 몰래 멤버들을 영입하려는 200억 원규모의 계약을 추진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녹취록을 공개했다. 어트랙트 측이 공개한 전홍준 어트랙트 대표와 워너뮤직코리아 윤모 전무의 5월 9일 통화 내용 일부에 따르면, 윤 전무는 전 대표에게 "확인할 게 하나 있다"며 "안성일 대표에게 바이아웃을 하는 걸로 저희가 200억 원 제안을 드린 게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 대표는 "(그 내용에 대해) 전 못 들어봤다"며 "바이아웃이라는 게 뭐냐"고 되물었고, 윤 전무는 "보통 표현으로 하면 아이들을 다 인수하는 식으로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바이아웃(buyout)은 주로 프로 스포츠 시장에서 쓰이는 용어로, 구단에 소속된 선수에게 외부 구단이 일정 금액 이상의 이적료를 제시하면 협상 및 이적이 가능하게 한 조항이다. 어트랙트 측은 이번 녹취록을 두고 "안 대표는 전 대표의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피프티 피프티의 바이아웃 건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기버스 측은 "안 대표는 워너뮤직코리아의 제안을 중간에서 전달했을 뿐, 멤버들의 거취를 독단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워너뮤직코리아는 어트랙트에 '레이블 딜'의 구조를 제안했고 이에 대해 전 대표와 논의하길 바랐다"고 해명했다. 레이블 딜이란, 자금이나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 회사를 글로벌 직배사 산하 레이블로 두고 자금과 인프라를 제공하는 투자 방식이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녹취록에서 윤 전무가 언급한 '바이아웃'은 어트랙트와 피프티 피프티를 워너뮤직코리아 산하의 레이블로 두는 '레이블 딜' 제안을 뜻한 것으로 보인다.
더기버스 측은 "안 대표는 이 제안을 어트랙트 측에 전달했으나 전 대표가 어트랙트의 상장을 희망해 이를 거절한 것"이라며 "대신 전 대표는 선급 투자(음원 유통사가 기획사에 투자금을 지급하고 독점 유통권·수수료 등을 확보하는 방식)에 관심을 보였으며 워너뮤직코리아는 그에 맞춰 제안을 수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당사는 어떤 불필요한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다"며 "아티스트와 소속사의 계약 관계는 업무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어트랙트 측은 안 대표가 전속계약을 무시하고 멤버들을 불법적으로 영입하려 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달 27일 업무방해, 사기 등 혐의로 안 대표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와 별개로 피프티 피프티의 네 멤버들은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투명하지 않은 정산 등을 이유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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