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일 방문...허리펑 부총리 등과 회담
블링컨 방중으로 마련된 고위급대화 흐름 유지
공급망 문제 등 세부 현안 이견 드러날 전망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오는 6~9일 중국을 방문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지난달 베이징 방문 이후 약 20일 만이다. 2021년 1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장관급 인사의 중국행은 두 번째다.
고위급 대화를 통한 긴장 관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유지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양국이 원하는 건 화해보다는 '관리'다. 미국의 '디리스킹(위험 완화·중국에 대한 과도한 경제 의존을 줄여 미래 위험에 선제 대응)'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기조, 이에 맞선 중국의 반(反)간첩법·대외관계법 제정 등을 둘러싼 갈등이 옐런 장관의 방중 기간에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재무부는 2일(현지시간) 옐런 장관의 방중 일정을 발표하면서 "미중 관계의 책임 있는 관리와 상호 관심 의제에 대한 직접 소통, 세계적인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협업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재정부는 "중미 합의에 따라 옐런 장관이 6일부터 나흘간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만 발표했다.
"시진핑은 독재자" 발언 불구 미중 대화 흐름 이어져
옐런 장관은 지난 3월 중국의 새 경제 사령탑에 오른 허리펑 부총리, 류쿤 재정부장과 회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외교사령탑인 블링컨 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으나, "옐런 장관은 시 주석을 만날 것 같지 않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미 재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옐런 장관이 중국 2인자인 리창 국무원 총리와 회동할 가능성은 있다.
블링컨 장관이 지난달 18, 19일 중국을 방문했을 때 미중은 긴장 관리 필요성에 공감하며 고위급 대화 재개에 합의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독재자'에 비유해 긴장이 고조됐지만, 옐런 장관의 방문 성사로 대화 분위기를 일단 이어가겠다는 중국의 의중이 확인된 셈이다.
옐런 장관은 지난달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중국과의 디커플링(공급망·산업망에서 특정 국가를 전방위적으로 배제) 정책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디리스킹이 미국의 새로운 정책임을 강조했다. 미국이 말한 디리스킹은 반도체, 배터리 등 미국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특정 분야에서만 선별적으로 중국을 배제한다는 개념이다.
옐런 장관은 "미국은 중국을 경제 분야에서 전면 소외시키려는 게 아니라 일부 품목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 하는 것"이란 입장을 중국 정부에 직접 설명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예상했다.
디리스킹 반발하는 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철회 요구 전망
중국은 디리스킹 역시 중국 배제라는 본질은 같다며 반발한다. 리창 총리는 지난달 톈진에서 열린 하계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미국을 겨냥해 "디리스킹을 확대하고, 정치화하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옐런 장관에게 반도체 수출 통제, 중국 상품에 고율 관세 부과 등 미국의 각종 경제 압박 정책의 철회를 요구할 전망이다.
중국의 방첩법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발효된 방첩법은 '중국의 국가 안보·이익에 관련된 자료를 수집·저장·제공한 사람에 대한 처벌'을 명시하고 있어 미국을 비롯한 해외 기업들의 중국 내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다. 미 재무부 관계자는 "우리는 중국의 새로운 법과 그 적용 방식에 대해 우려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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