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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의 소설 속 사랑과 진짜 사랑

입력
2023.07.04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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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제임스 조이스의 사랑과 결혼

제임스 조이스-노라 바너클 부부의 1924년 가족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제임스, 아들 조르지오, 노라, 딸 루시아. digital.ucd.ie

제임스 조이스-노라 바너클 부부의 1924년 가족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제임스, 아들 조르지오, 노라, 딸 루시아. digital.ucd.ie

작가 제임스 조이스(1882~1941)는 작품 안에서 사랑을 그리 미덥게 그리지 않았다. 제도로서의 결혼은 노골적으로 탐탁잖아 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그를 비혼주의자라 여긴다.

소설집 ‘더블린 사람들’ 속 연인들은 대부분 상대의 고통과 비참, 모멸감의 원인 제공자다. ‘가슴 아픈 사건(A Painful Case)’의 더피는 “모든 인연은 슬픔과의 인연”이라 말한다. ‘작은 구름(A Little Cloud)’의 챈들러는 결혼이 남자의 미래를 어떻게 망치고 여성에게는 또 어떤 피해를 입히는지 설득력 있게 이야기한다. 챈들러는 잠든 아이가 깰까 봐 의자에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기혼자인 자신을‘종신수(a prisoner for life)’에 비유한다. 가톨릭 국가 아일랜드의 억압에 대한 반감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 그의 연애와 결혼은 달랐다. 그는 1904년 6월 10일 더블린의 한 호텔(Finn’s Hotel)에서 골웨이 출신 여성 종업원 노라 바너클(Nora Barnacle, 1884~1951)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 당시 그는 무명작가 지망생이었고 바너클은 문학에 별 관심이 없던 평범한 여성이었다. 둘은 16일 첫 데이트를 했고, 그해 10월 오스트리아-헝가리 항구도시 트리에스테로 이주해 살림을 차렸다. 둘은 곧장 아들과 딸을 낳고 프랑스로, 스위스로 떠돌며 해로했다.

문학 속 하루 중 가장 유명한 ‘블룸스데이(Blooms day, 6월 16일)’는 ‘율리시스’의 주인공 블룸 등의 소설 속 하루이자 제임스-노라 커플이 처음 마음을 확인한 날이다. 서로에 대한 성적 갈망과 판타지를 담아 주고받은 둘의 편지들은 음란 시비로 한동안 출판을 저지당했던 ‘율리시스’의 농도쯤은 우습게 여겨질 만큼 진하다.

둘은 자녀 유산 상속을 위해 동거(사실혼) 27년 만인 1931년 7월 4일 마침내 혼인신고를 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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