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사진서 빈 군 기지에 건설 ‘포착’
바그너 이동 가능성에 나토 등 긴장
벨라루스 대통령, 바그너 공개 초청도
벨라루스의 빈 군사기지에 천막으로 보이는 구조물 수백 개가 들어선 것으로 보이는 위성사진이 공개됐다.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을 일으킨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를 새 거점으로 삼으려 설치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방송은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벨라루스 소도시 아시포비치 인근의 사용하지 않는 군 기지에 천막으로 보이는 구조물 300개 이상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지난달 26일부터 이 구조물이 들어서기 시작했다면서 “지원용 천막과 기지 정문에 보안 시설도 추가로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시포비치는 벨라루스 군사기지들이 모인 지역이다. 이곳의 새로운 구조물이 바그너그룹을 위한 것인지, 용병들이 실제로 벨라루스로 이동할지 여부 등은 불분명하다. 다만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앞서 “바그너그룹의 주둔을 환영한다”며 기지 제공을 약속했었다. 무장 반란을 일으켜 용병 수천 명을 이끌고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했던 바그너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지난 27일 벨라루스에 도착한 상태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바그너 용병들에게 군사훈련을 요청하며 공개적인 초청 의사도 밝혔다. 벨라루스 국영 벨타 통신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안타깝게도 바그너 용병들은 아직 여기에 없다”며 “만일 바그너 교관들이 와서 전투 경험을 (벨라루스 군에)전수해 준다면 이를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바그너 용병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선 루카셴코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이들이라 두려움은 없다”며 “이들은 정상적인 문명을 세우기 위해 세계에 맞서 싸웠고, 서방으로부터 철저히 미움을 샀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가장 강력한 국가인 미국을 겨냥한 공격의 또 다른 거점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그너 그룹이 벨라루스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우려에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의 불안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리투아니아, 폴란드 등은 나토 전체가 자국의 안보 강화에 협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미국 국방부는 “바그너 용병의 벨라루스 이동 관련 새로운 정보는 없지만, 계속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NYT에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