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잔혹성 등 고려 최대한 중한 형 선고"
게티이미지뱅크
네 살배기 딸을 굶기고 상습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20대 친모에게 징역 35년이 선고됐다.
30일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 김태업)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5년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또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도 내렸다.
A씨는 지난해 12월 14일 오전 6시쯤 부산 금정구 주거지에서 자신 딸 B(4)양의 얼굴과 몸을 여러 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망 당시 B양은 키 87cm에 몸무게는 또래 절반 수준인 7㎏에 불과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배고프다며 밥을 달라는 딸에게 6개월간 하루 한 끼만 분유를 탄 물에 밥을 말아 주는 등 정상적인 식사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또 2020년 9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B양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 2021년 11월에는 주변을 살피지 않고 팔을 휘두르다 손등으로 B양의 왼쪽 눈 부위를 때려 상처를 냈다. 이후 B양은 사시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시신경 수술을 권유받았으나, A씨는 딸을 방치했다. 결국 B양은 사물의 명암 정도만 겨우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증세가 나빠졌다.
사망 당일에도 A씨는 오전 6시부터 딸을 폭행했다. B양이 사지를 쭉 뻗고 입에 거품을 무는 등 발작을 일으켰지만 A씨는 딸을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았다. 재판 과정에선 A씨가 동거녀 C씨와 C씨의 남편 D씨의 강요로 1년 반 동안 1,574회에 걸쳐 성매매를 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집 안에 갇혀 햇빛조차 마음대로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엄마로부터 굶김과 폭행을 당하다 죽어간 피해자가 느꼈을 육체적ㆍ정신적 고통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면서 “피해 아동이 느꼈을 고통과 범행의 잔혹성 등을 고려하면 최대한의 중한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피해 아동은 사망 당시 모습이 미라와 흡사한 뼈와 살갗만 남아 있는 상태로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한 엄마의 이기심 때문에 엄마로부터 보호받을 마지막 기회에서조차 보호받지 못했다”면서 “모든 아동은 인격 발달을 위해 안정된 가정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학대, 폭력, 방임으로부터 보호돼야 하기에 아동학대는 매우 중대한 범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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