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통화스와프 복원 Q&A]
日은 美와 무제한 달러 교환
규모보다 체결 자체 의미 커
2015년 중단 이후 공백기 전에도 한일 통화스와프가 실제 가동된 적은 없다. 세계 2위 외환 보유국인 일본은 물론 세계 9위인 한국이 갖고 있는 달러화도 충분하다는 게 정부 얘기다. 하지만 지난해 일촉즉발 경제위기를 겪으며 당장 급하지 않아도 미국과의 외환 연결고리를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통화스와프 체결국 확대에 미국이 소극적인 터라 일본은 미국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미국을 대신할 달러화 조달 창구를 확보했다는 게 일본과 맺은 이번 계약의 핵심 의미다.
8년 만에 복원된 한일 통화스와프와 관련해 생길 법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통화스와프가 무엇인가.
"정해진 한도 금액 안에서 수시로 필요한 돈을 빌려 쓸 수 있도록 설계된 대출 상품이 ‘마이너스 통장’이다. 국가 간 계약으로 이뤄지는 통화스와프가 이와 비슷하다. 갑자기 외환이 부족한 곤경에 처했을 경우 자국 통화를 담보로 필요한 통화를 빨리 구할 수 있도록 미리 한도와 기간, 환율을 설정해 해당 통화국과 계약을 맺어 놓는 것이다."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 배경은.
"한국 입장에서 당장 엔화가 급하지는 않다.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경제·금융 관계를 정상화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터에 그러면 먼저 할 만한 상징적 조치가 어떤 게 있을까 찾다 착안한 게 양국 간 관계 악화로 2015년 2월 이후 중단 상태였던 통화스와프 재개였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왜 자국 통화와 미국 달러화를 바꾸는 방식을 택했나.
"현재 한국이 달러화가 모자란 나라는 아니다. 2022년 말 기준 외환 보유액 4,232억 달러가 세계 9위 수준인 데다 상당 부분이 미 달러화다. 대외 충격에 대비하기에 충분하다는 게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소개다.
다만 불확실성이 커진 세계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안전장치를 많이 마련해 둬서 나쁠 게 없다. 작년 말 위기 수위 고조 이후 달러의 안정적 조달을 위한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성을 거론하는 전문가가 꽤 많아졌다. 일본은 유럽연합(EU)·스위스·영국·캐나다와 더불어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무제한·무기한 상설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있는 5개 국 중 하나다. 한미 통화스와프 부재 상황에서 시장 불안을 무마할 수 있는 대안 성격의 심리적 안전판이 생기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100억 달러 한도는 너무 적지 않나.
"8년 전 만료 때 계약 금액이 100억 달러였기 때문에 상징적 조치 차원에서 같은 규모로 합의했다고 정부는 말한다. 당장 통화스와프가 가동될 정도의 극도의 금융 불안 조짐이 있는 것도 아닌 만큼 규모보다 복원 사실 자체의 의미가 크다는 해석이다. 이번에 전액 달러화 기반 방식에 합의한 것도 종료 당시 방식이 그랬기 때문이라고 한다. 3년 기간도 계약을 갱신하는 식으로 늘리면 된다.
규모가 커질 가능성은 열려 있다. 유럽 재정위기 때인 2011년 10월 700억 달러(원·엔과 달러 간 교환 400억 달러, 원·엔 간 교환 300억 달러)까지 한도가 늘어난 적이 있다. 정부는 한일 관계 개선 시그널만으로도 외환·금융시장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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