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전 CEO에 징역형 집행유예
조작 차량 알고도 판매 ‘사기’ 혐의
폭스바겐 로고. 로이터
독일 법원이 ‘디젤 게이트’로 불린 배기가스 조작 사건과 관련해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 폭스바겐그룹의 전직 경영진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디젤 게이트 관련 형사 재판에서 폭스바겐그룹의 경영진이 유죄 판결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27일(현지시간) 독일 DPA통신과 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독일 뮌헨지방법원은 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 전 최고경영자(CEO)에게 사기 혐의로 징역 1년 9개월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법원은 또 슈타들러에게 110만 유로(약 15억6,794만원)의 벌금도 부과했다.
폭스바겐을 비롯한 아우디, 벤츠 등 독일 자동차 제조사는 2015년 디젤 엔진 차량의 배기가스 배출 결과를 실제보다 적은 것처럼 조작했다. 슈타들러는 디젤 게이트 폭로 후에도 조작 차량을 계속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이날 “피고인은 늦어도 2016년 7월 관련 사실을 알았는데도 바로 차량 판매인들에게 고지하지 않았고, 2018년 4월에야 판매를 중단했다”고 지적했다.
2020년 9월부터 진행된 재판에서 슈타들러는 줄곧 수년간 기술자들이 그를 속였다면서 혐의 일체를 부인해왔다. 그러자 재판부는 지난 3월 슈타들러에게 자백하지 않는다면 징역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본인의 범행 사실을 자백하면 벌금을 내는 조건으로 집행유예를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자 슈타들러는 지난달 변호인을 통해 조작된 차량을 고의로 판매하지는 않았고, 구매자가 피해를 봤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면서 “조작 가능성은 인식했고, 더 많은 주의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전 폭스바겐 그룹 경영진 중 잘못을 인정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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