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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몰아주기는 구현모와 얘기된 거라 들어"... KT계열사 임원 진술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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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감 몰아주기는 구현모와 얘기된 거라 들어"... KT계열사 임원 진술 확보

입력
2023.06.29 04: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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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욱 현 대표 대행 "왜 안 하려 하냐" 회유
'키맨' 신현옥 소환조사…윗선 수사 본격화
KT "정상적인 업무... 부당간섭 아냐" 해명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 모습.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 모습. 연합뉴스

KT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종욱 현 대표 대행이 (일감 몰아주기는) 구현모 전 대표와 이야기된 사안이라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물량 특혜를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신현옥 부사장(경영지원부문장)을 소환조사하며, 구 전 대표 등 KT 윗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이정섭)는 최근 KT텔레캅 임원 A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A씨로부터 "2021년 초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현 대표 대행)이 '일감 몰아주기는 구현모 대표와 이야기가 된 건데 왜 안 하려고 하냐'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구현모 전 대표의 임기는 2020년부터 올해 3월까지였다.

당시 A씨는 특정 하청업체에 시설관리 일감을 몰아주라는 신 부사장 지시에 불복, 본사 측에 이를 항의하려고 했다. 박 대행은 2020년 구현모 당시 대표 추천으로 사내이사직에 올랐으며, 사장 승진 이후 올해 3월부터 대표 대행을 맡고 있다.

검찰은 앞서 일감 몰아주기 지시가 담긴 A씨와 신 부사장 사이 통화 녹취록도 확보했다. 제출된 서너 개의 녹취록에는 신 부사장이 "KDFS에 시설관리(FM) 업무 물량을 몰아주라"고 말한 지시가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A씨가 "내용을 문서화해 다시 지시해 달라"며 불응 의사를 밝히자 신 부사장은 "이 새X가" 등 폭언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사장이 A씨에게 연락해 녹취록 존재 유무와 내용에 대해 물은 정황도 검찰은 포착했다.

검찰은 이날 신 부사장을 소환, 이런 진술과 녹취록의 진위를 확인했다. 더불어 일감 몰아주기를 지시한 구체적 경위, 이 과정에서 구 전 대표 등 윗선 지시가 있었는지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사장은 구 전 대표 선임과 맞물려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남중수 전 대표(2005~2008년 재임)와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조만간 박 대행도 불러 신 부사장의 부당지시에 대한 계열사 측 보고를 무마했는지 여부와 그 배경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KT가 FM 업무를 재하청하는 과정에서 품질평가 기준을 특정업체에 유리하게 바꿔 특혜를 줬다고 의심한다. KT텔레캅은 KT에서 수주받은 시설관리 일감을 KDFS, KSmate, KFnS, KSNC 등 4개 하청업체에 맡긴 뒤 연말 품질평가를 통해 물량을 조정했다. 이 과정에서 물량 특혜를 본 KDFS와 KSmate의 대표는 모두 구 전 대표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본보는 구 전 대표 개입 여부 등 관련 의혹을 KT에 물었으나, KT 측은 "세부 답변은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그룹사 FM 업무의 효율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탁자인 계열사(KT텔레캅)와 협의하는 건 위탁자로서의 정상적 업무의 일환"이라며 "계열사에 대한 부당한 간섭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포착한 황욱정 KDFS 대표의 수십억 원대 횡령 혐의와 관련해서도 최근 재무담당 직원과 임원 등을 연일 소환조사 하는 등 자금 흐름을 좇고 있다.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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