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대출 불법 중개·개인정보 장사로 37억 챙긴 일당

은행 직원 사칭, 10~50% 수수료 뜯어
저신용자 개인정보 피싱 조직에 팔기도

28일 대부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불법 대부중개 업체의 범행 수법. 서울 관악경찰서 제공

은행 직원을 사칭해 서민 대출 상품을 불법 중개하고, 개인정보를 팔아넘겨 수십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8일 저금리 서민 대출 상품 ‘햇살론’ 중개를 명목으로 수수료를 챙긴 일당 24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총책 A(27)씨와 중간관리자 등 5명은 구속, 나머지 19명은 불구속 상태로 이날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저축은행 직원을 사칭해 1,513명에게 총 245억 원 규모의 햇살론 대출을 중개하고 수수료 29억7,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대부업법 위반)를 받는다. 햇살론은 낮은 금리로 저신용등급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금융상품인데, 중개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다. 이를 잘 모르는 피해자들을 속여 대출 금액의 10~50%를 수수료로 뜯어낸 것이다. 돈은 대포통장으로 입금받아 추적을 피했다.

일당은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이 어려운 356명으로부터 전화번호 개통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받아 중국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에 판매하고, 대가로 7억8,000만 원을 수수(전기통신사업법 위반)하기도 했다. 이렇게 넘어간 개인정보로 1,568회 선의 대포전화가 개통돼 18억9,000만 원 상당의 사기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본인 정보를 넘긴 이들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