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주둔 환영할 것"
러 국방부는 "장비 인계 진행"
벨라루스서 명예회복 나설까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7일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군 고위 장성 휘장 수여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민스크=AP 연합뉴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앞서 프리고진은 러시아군 수뇌부 처벌을 요구하면서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루카셴코 대통령과의 협상을 통해 반란을 전격 철회했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국영 매체를 통해 "오늘 프리고진은 벨라루스에 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반란 중단 이후 벨라루스로 떠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행적이 묘연했다. 하지만 이날 프리고진의 전용기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부근에 착륙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루카셴코 대통령까지 프리고진의 체류를 확인해 줬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벨라루스에 머무는 것을 환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을 위한 캠프를 새로 건설하지 않겠지만, 사용하지 않고 버려진 군사기지 가운데 하나를 쓸 것을 제안했다"며"울타리가 있고 모든 것이 있으니 텐트를 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그너그룹 지휘관이 와서 우리를 도와준다면 값진 일이 될 것"이라며 "공격과 방어 전술 등 전투 경험은 우리가 그들로부터 얻어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그너그룹의 앞날에 대해선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일단 러시아 국방부는 바그너그룹이 보유한 대형 군 장비를 정규군으로 인계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군 장비들이 국방부로 넘어갈 경우, 바그너그룹도 국방부로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병사들도 계약을 통해 국방부 소속으로 신분이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를 새로운 거점으로 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바그너그룹 병사들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국방부와의 정식 계약, 용병 활동 중단, 벨라루스행 등의 선택지가 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서 자신의 세력을 재결집해 명예 회복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영국 BBC방송은 "얼마나 많은 바그너그룹 병사들이 프리고진을 따라 벨라루스로 갈지 말하기엔 시기상조"라면서 "다만 충분한 숫자가 벨라루스로 이동한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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