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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물] 동네고양이를 괴롭히는 구내염, 사람 음식 줘서 생기는 건가요

입력
2023.06.28 09: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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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1> 고양이 구내염

편집자주

동물 이슈 가운데 복잡하거나 이해되지 않는 내용들이 있으신가요. 반려동물 양육 노하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어떤 게 맞는지 궁금하신가요. 애니로그 뉴스레터와 이메일, 포털 사이트 '톡톡', 뉴스 댓글을 통해 독자 분들의 궁금한 점과 의견을 받아 동물전문기자와 전문가들이 답해드립니다.


구내염에 걸려 입가에 핏물이 말라붙어 있는 고양이 '아치'. 동물자유연대 제공

구내염에 걸려 입가에 핏물이 말라붙어 있는 고양이 '아치'. 동물자유연대 제공

Q. 구내염에 걸린 동네고양이들이 많습니다. 사람 음식을 줘서 생기는 건가요?

A. 동네고양이를 괴롭히는 질병 중 하나는 구내염입니다. 구내염은 입안에 염증이 생기는 질병을 통칭하는데요. 이 질환에 걸린 고양이들은 입안 통증으로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습니다. 결국 생명에 지장을 주게 되지요.

구내염 증상은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침을 흘리고 있거나 입 주변에 핏물이 말라붙어 있기도 합니다. 증상이 심할 경우 그루밍(고양이가 혀로 몸을 단장하는 행동)을 하지 못해 털이 뭉쳐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동네고양이들에게 흔하지만 위험한 구내염이 발생하는 건 사람 음식을 먹어서는 아닙니다. 구내염은 비교적 면역력이 약한 동네고양이에게 자주 발병하는데요. 치아흡수병변이라는 질병에 걸리면 구내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기고양이인데도 눈빛이 제법 매서웠다. 한참의 눈싸움 끝에 내가 먼저 고개를 돌렸다. 사람이 떠난 동네는 고양이들의 구역이었다. 최주연 기자

아기고양이인데도 눈빛이 제법 매서웠다. 한참의 눈싸움 끝에 내가 먼저 고개를 돌렸다. 사람이 떠난 동네는 고양이들의 구역이었다. 최주연 기자

구내염을 일으키는 또 다른 원인으로는 고양이 감기라고도 불리는 칼리시 바이러스가 꼽힙니다. 이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해 밥그릇을 같이 사용하는 동네고양이들의 경우 한 마리가 걸리면 다른 고양이들에게 옮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약물 치료, 스케일링, 발치의 단계로 진행되는데요. 발치의 경우 염증으로 치아 일부가 부식된 상황에서 염증이 한 부위에서 점점 입안 전체로 퍼지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발치만 해도 증세가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구내염에 걸린 상태거나 걸린 이력이 있는 고양이는 건사료를 씹기 어렵기 때문에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습식 사료를 주는 게 좋습니다.

구내염에 걸린 고양이에게는 씹기 좋은 습식사료가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구내염에 걸린 고양이에게는 씹기 좋은 습식사료가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면 구내염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고 해서 동네고양이에게 사람 음식을 줘도 될까요. 사람 음식에는 염분이 많기 때문에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어 되도록이면 주지 말아야 합니다. 또 참치캔이나 츄르(짜서 먹이는 고양이 간식)에도 염분이 많은 편이니 주의해야 합니다.

구내염은 일교차가 심하거나 날이 추워지는 가을부터 많이 발생합니다. 평소 돌보는 동네고양이들을 조금 더 유의 깊게 관찰한다면 구내염을 예방하거나 조기 치료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도움말: 박정윤 올리브동물병원장, 동물자유연대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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