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혼잡통행료 징수 정지 결과 발표
터널 통행량 증가, 도심 속도는 감소
올 연말까지 통행료 최종 방안 결정
서울시가 두 달 동안 남산 1ㆍ3호 터널 사용에 부과해온 ‘혼잡통행료’를 면제한 결과, 차량 통행량은 최대 13% 늘고, 도심 내 통행 속도는 약 10%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잡통행료를 면제하자 교통체증이 심해진 셈인데 1996년부터 27년 동안 징수한 사용료를 인상할지, 아예 폐지할지 등 최종 방향은 올 연말 결정된다.
서울시는 3월 17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진행한 남산 1ㆍ3호 터널 혼잡통행료 일시정지 모니터링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첫 한 달은 도심에서 외곽 방향 면제(1단계), 이후 한 달은 도심 및 외곽 등 양방향 면제(2단계)를 실험했다.
분석 결과, 남산터널 통행량은 평시 혼잡통행료 징수시간(오전 7시~오후 9시) 기준 7만5,619대였으나, 1단계 기간에는 5.2%(7만9,550대), 2단계 때는 12.9%(8만5,363대) 증가했다. 혼잡통행료를 재징수한 지난달 17일부터는 면제 전과 비슷한 수준인 7만5,270대로 회복됐다.
대신 남산터널 부근 주요 우회도로인 장충단로(청계6가~버티고개삼거리)와 소파길(퇴계로2가 교차로~남산순환로 백범광장) 구간은 평소에 하루 26만7,439대에서 1단계 2.4%(26만944대), 2단계 4%(25만6,844대)가량 줄었다. 통행료가 면제되면서 가급적 우회도로를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남산터널 통행량 증가로 인접 주요 도로의 통행속도도 감소했다. 1단계 삼일대로와 소공로 강남방향에서는 각각 8.8%(26.1㎞→23.8㎞), 6.2%(22.5㎞→21.1㎞) 줄었다. 강남방향 외곽지역(용산)은 한남대로와 녹사평대로에서 2.8%(33.0㎞→32.1㎞), 5.7%(34.3㎞→32.3㎞)가 각각 감소했다.
2단계 역시 삼일대로와 소공로 도심방향 통행속도가 각각 9.4%(24.2㎞→22.0㎞), 13.5%(17.5㎞→15.1㎞) 줄었다. 같은 구간 강남방향도 10.2%(26.1㎞→23.4㎞), 4.9%(22.5㎞→21.4㎞) 감소했다. 시 관계자는 “남산터널로 들어온 차량들이 을지로, 퇴계로 등 주요도로로 진입하면서 도심권 교통혼잡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산터널 혼잡통행료는 1996년 11월 11일부터 27년 넘게 2,000원을 징수해 왔다. 하지만 물가상승 등을 고려하지 않고 통행료가 장기간 고정된 데다, 버스나 전기차, 경차 등 면제 비율도 60%에 달해 차라리 없애거나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앞서 2월 국민의힘 소속 고광민 서울시의원은 ‘서울시 혼잡통행료 징수조례 폐지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시는 이번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 등 관계기관과 논의해 올해 말까지 최종 징수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