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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홍' 부산영화제 운영위원장 해촉… 파행 우려 잠재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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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홍' 부산영화제 운영위원장 해촉… 파행 우려 잠재울 수 있을까

입력
2023.06.26 19:22
수정
2023.06.26 21:4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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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촉 7주 만에 조종국 위원장 해촉 의결
이용관 이사장은 사의 표명 후 총회 불참
남동철 집행위원장 대행 체제... "혁신위 필요"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임시 총회에 영화제 집행위원과 이사진들이 참석하고 있다. 부산=뉴스1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BIFF) 임시 총회에 영화제 집행위원과 이사진들이 참석하고 있다. 부산=뉴스1

운영위원장 위촉 문제로 두 달 가까이 내홍에 휩싸였던 부산국제영화제가 결국 운영위원장을 해촉했다. 내홍은 일단락될 가능성이 커졌으나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부산영화제는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임시 이사회와 임시 총회를 잇달아 열고 조종국 운영위원장 해촉을 의결했다. 지난달 9일 위촉 이후 7주 만이다. 조 위원장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영화제는 조 위원장 위촉 이후 안팎 갈등에 휩싸였다. 조 위원장이 위촉된 후 2일 뒤인 지난달 11일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사의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영화계에서는 조 위원장 위촉에 대한 항의 표시라는 해석이 유력했다. 이용관 부산영화제 이사장이 내부 영향력 확대를 위해 측근인 조 위원장을 영입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운영위원장은 집행위원장의 기존 업무였던 법인 운영 및 일반 사무, 행정, 예산을 따로 총괄하고, 집행위원장은 초청작 선정과 영화제 행사 기획 총괄만 하는 것으로 업무가 줄었다. 운영위원장 위촉은 부산영화제 최초였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한국여성영화인모임은 지난달 각각 성명을 내고 허 위원장 복귀와 조 위원장 위촉 철회를 요구했다. 영화계 일각에선 영화제 보이콧 목소리까지 나왔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용관 부산영화제 이사장은 사태 수습을 위해 이사장직 조기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사회는 영화제 혁신을 위한 혁신위원회 구성 준비, 조 위원장 거취 표명 요구 등을 수습 방안으로 내걸었다. 허 위원장의 복귀가 가시화되는 듯했으나 허 위원장에 대한 성폭력 고발 폭로가 뒤따랐고, 부산영화제는 허 위원장이 낸 사표를 수리했다.

이사회는 조 위원장이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자 이날 조 위원장 해촉안을 의결해 임시 총회 안건으로 올렸다. 임시 총회는 이날 집행위원장 대행 체제를 위한 규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조 위원장 해촉과 규정 개정으로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와 강승아 부집행위원장이 집행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업무를 당분간 각각 대행하게 됐다. 이 이사장은 이날 사의를 표명하고 이사회와 임시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조 위원장 해촉으로 영화계 반발은 줄어들 전망이나 불씨는 남아 있다. 조 위원장은 위촉 과정에서 아무런 절차적 문제가 없었고, 해촉 사유까지 없는 상황이라 이사회와 임시 총회 의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100일이 채 남지 않은 올해 영화제(10월 4~13일)가 파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선과제는 부산영화제 수뇌부를 향한 영화계 불신 해소다. 이용관 이사장의 행보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 여성영화인모임과 영화수입배급사협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영화 단체 18곳은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혁신위원회의 조속한 구성과 전권 위임을 촉구했다. 한 영화인은 “이 이사장이 사퇴 이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의견이 영화계에 많다”며 “이 이사장의 확실한 용퇴와 더불어 독립적인 혁신위 구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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