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 KBS 라디오 인터뷰
"대통령 즉흥 발언 은폐, 프레임 돌리기 위한 것"
"축구선수 등 노동으로 수백 억 버는 게 자본주의"
윤석열 대통령 지시로 정부가 사교육과의 전쟁을 벌이는 것에 대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의 실언을 무마하기 위해 공격 대상을 학원 강사로 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26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최근 정부가 ‘사교육 이권 카르텔’ 단속을 시작하고 여당이 고액 연봉을 받는 유명 강사들을 연이어 비판한 데 대해 “교육 개혁에 진짜 할 일이 많은데 그 중에도 수능 국어에, 비문학 킬러문항 이렇게 대통령이 콕 집어서 이야기한 것은 갑자기 툭 튀어나온, 즉흥적인 이야기”라며 “학원 강사들 지금 때려잡는 것은 대통령의 실언을 무마하고 은폐하고, 프레임을 옆으로 돌려서 공격 대상을 학원 강사로 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최근 대통령이 지시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초고난도 문제인 ‘킬러문항’ 등과 관련해 지난 22일부터 학원 과장 광고 등 ‘사교육 이권 카르텔’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또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고액 연봉 강사들을 겨냥해 “교육시장 공급자인 일부 강사들 연 수입이 100억 원, 200억 원 가는 것이 공정한 시장가격이라고 볼 수 없지 않나. 초과이익을 취하는 것은 범죄이고 사회악”(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 “특정 일타 강사들이 1년에 수십 억도 아니고 수백 억을 버는 현재 구조, 현재 교육 체계가 과연 정당하고 제대로 된 것인가"(장예찬 청년최고위원) 등 잇따라 비판 발언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사교육과 고소득 강사를 악마화해선 안 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카르텔’이라는 진단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연구위원 출신인 그는 자신이 공정거래법 전문가라며 “가격이든 거래 조건이든 담합을 하면 그거 자체가 중대한 위법이다. 카르텔이라는 건 매출의 20%까지 과징금을 매길 수 있는 엄청난 범죄다. 그런데 대통령께서 누구를 적으로 규정할 때, 민간단체 시민단체 노조가 이권 카르텔 이라고 하다가 지금은 교육 당국하고 학원을 이권 카르텔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에서 초과이익, 사회악이라고 하는데 축구선수, 프로야구선수, 배우, 가수, 개그맨 이런 분들이 자기의 노동으로 수십억, 수백억 돈을 버는 게 자본주의 시장 경제”라며 “그러면 판검사 하다가 변호사 하는 사람들이 사건 하나에 수십억, 수백억 수임료 받는 건 왜 이야기를 안 하나 카르텔을 진짜 이야기하려면 대장동 50억 클럽 이런 게 카르텔”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24일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나와 이철규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 “누가 인강(인터넷강의) 보라고 칼 들고 협박하는 것 아니다. 매점매석의 개념이 아니라 시장경제에서 승리한 사람이 돈을 버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걸 다 때려잡고 적정 이윤을 설정할 것이냐. 이건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었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결국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수능은 불과 5개월 남았는데 가장 중요한 이해 당사자는 지금 고3 학생들하고 학부모들”이라며 “그런데 전반적인 교육 개혁의 그림은 하나도 없이 수능의 비문학 지문에 킬러 문항이라는 걸 쏙 끄집어내서 지금 이 모든 혼란을 초래한 게 윤 대통령에 1차 책임이 있고 그것을 못 말리는 장관, 대통령실 사람들이 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수능에서 킬러문항 배제, 수능 출제위원의 영리행위 금지, '공공 입시상담'을 통한 공교육 내 입시 준비 등을 골자로 한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