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지상파 3사 중 독보적 흥행 질주
'악귀'가 거둘 성적에 기대감 높아
장르적 스펙트럼 넓은 작품들 편성
과거 tvN과 OCN이 장르물 히트작을 연이어 성공시키면서 마니아들에게 '장르물 맛집'으로 불렸다. 여기에 새롭게 부상한 SBS의 존재감이 뜨겁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모범택시' 시리즈의 배턴을 이어받는 '악귀'까지 꾸준히 특색 강한 작품을 내세우면서 K-드라마 다양성을 이끄는 선두주자가 됐다. 그간 SBS는 법정물, 스포츠물 등 다방면 소재를 주저 없이 선택하는 선구안을 선보였고 현 시점 장르물 맛집으로 불리는 중이다.
지난달 23일 SBS '악귀'가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는 타 방송사들의 편성과 분명히 다른 지점이다. 사실 공포물은 지상파에서는 쉽게 선보이기 어려운 장르다.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은 주로 연령 제한에 대한 리스크가 존재한다. 몰입감과 사실감을 강조하기 위해서 묘사 장면이 주로 삽입되지만 15세 이상 관람가이기 때문에 SBS가 감안했어야 하는 리스크가 컸을 터다.
공포적인 색채가 강하기 때문에 일부 마니아들만 보리라는 편견을 깨고 '악귀'는 2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했다. 앞으로 '악귀'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회 9.9%, 2회 10%를 기록하면서 앞으로의 호성적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작품성에 대한 호평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는 김태리 오정세 홍경 등 주연들의 존재감이 크다. 김태리는 '스물다섯 스물하나'로 형성된 이미지를 지웠으며 오정세 역시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역량을 충분히 해냈다. 이들이 이렇게 이야기 놀이판에서 뛰어놀 수 있었던 까닭은 장르물의 대가로 불리는 김은희 작가의 세밀한 필력 덕분이다. '유령' '쓰리 데이즈' '시그널' '킹덤'까지 연이은 흥행에 성공한 김은희 작가는 '지리산'의 참패를 딛고 '악귀'로 다시 우뚝 섰다. 스스로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입증하면서 팬들의 만족감을 이끌어냈다.
SBS의 최근작들을 들여다본다면 지금의 흥행사가 쉽게 납득 간다. '천원짜리 변호사' '법쩐' '낭만닥터 김사부3' '트롤리' '소방서 옆 경찰서' 등 트렌드를 쫓지 않고 선두하는 쪽에 가깝다. 법정물이 열풍일 때도 스펙트럼 넓은 장르를 편성했고 지상파 3사 중 가장 화려한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원조 장르물 맛집으로 불렸던 tvN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스틸러' '패밀리'가 처참한 숫자를 받았고 현재 방송 중인 '이로운 사기'는 4%에서 3%로 하락했다. 그나마 주말극인 '이번 생도 잘 부탁해'는 5.7%로 동시간대 1위를 유지하면서 면을 세웠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슬기로운 의사생활' '응답하라' 시리즈를 비롯해 '나의 아저씨'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 다양한 히트작을 배출했던 과거의 명성은 빛을 잃어가고 있다. 오히려 JTBC가 '나쁜엄마' '대행사' 등으로 한 걸음 더욱 나아가고 있다.
이처럼 SBS의 질주가 돋보이는 때다. MBC와 KBS가 늘 기본 이상의 성적을 냈던 사극과 청춘물에 안주할 때 SBS는 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고 블루오션을 만났다.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모두 만족시키는 작품을 편성하면서 방송사 자체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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