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진행된 KBS2 '가슴이 뛴다' 제작발표회
한국표 뱀파이어 소재가 무기
위기의 월화극 구원투수 될까
21세기 한국형 뱀파이어들의 삶을 그린 '가슴이 뛴다'가 신선함을 무기로 시청자들을 공략한다. 피를 마시고 염력을 사용하는 뱀파이어가 아닌 한국적인 색채가 가미된 뱀파이어들이 극을 채우면서 이색적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서울 더 세인트에서는 KBS2 '가슴이 뛴다'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배우 옥택연 원지안 박강현 윤소희와 이현석 감독이 참석했다. 이현석 감독은 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 '연모' '안녕? 나야!' 연출을 맡은 바 있다. '가슴이 뛴다'는 100년 중 하루 차이로 인간이 되지 못한 반인뱀파이어 선우혈과 인간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여자 주인해가 동거를 시작, 진정한 온기를 찾아가는 공생 로맨스다.
이날 이현석 감독은 지난해 10월부터 촬영을 시작한 '가슴이 뛴다'를 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반인반뱀'(반인뱀파이어) 설정이 굉장히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뱀파이어라는 영생의 존재가 영원한 삶을 포기하는 이유가 작품에 잘 녹아있다. 그간의 뱀파이어들과 큰 차별화가 된다. 또 인물들이 만나는 과정, 로맨스 코미디가 많은 흥미를 유발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최근 '킹더랜드' '이번 생도 잘 부탁해'를 비롯해 다양한 색채의 로맨틱 코미디들이 시청자들을 만나는 중이다. 이 감독은 경쟁작들을 언급하면서 "인간이 되고자 하는 뱀파이어와 함께 동거하는 인물의 이야기가 밝고 경쾌하다.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처럼 '가슴이 뛴다'는 현실과 동떨어진 뱀파이어 판타지가 아니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슴 뛰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 세계적 추세인 출산율 감소와 인구 고령화를 소재 삼아 현 시대의 뱀파이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유쾌하게 표현한다. 그간 많은 판타지 장르에서 다룬 뱀파이어와 달리 '가슴이 뛴다' 만이 갖고 있는 신선함이다.
이 감독은 연출 과정에서 뱀파이어 설정을 어떻게 녹여낼지 많은 고민을 거쳤다. 장르적 색채가 강했던 타 작품들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 뱀파이어가 웃음, 감동 등을 선사해야 했기 때문에 뱀파이어들의 통상적인 설정을 배제시켰다. 대중에게 익숙한 뱀파이어의 특성을 최소화, 각 캐릭터별로 가지고 있는 본성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재미를 노린 것이다. 특히 '가슴이 뛴다'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목숨 바친 사랑 이야기'다. 자신의 생명을 바쳐가면서 누군가의 삶에 특별한 존재로 기억될 수 있다는 의미를 전달할 예정이다.
옥택연은 극 중 가슴 뛰는 사랑이 하고 싶어 인간이 되고자 하지만 하루 차이로 인간이 되지 못한 반인뱀파이어 선우혈 역을 맡았다. 원지안은 기간제 보건교사이자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차가운 성격을 지닌 게스트하우스 주인 주인해 역으로 활약한다. 이외에도 이번 작품으로 뮤지컬이 아닌 드라마에 도전장을 내민 박강현과 윤소희 등이 출연한다. 또 '범죄도시3'에서 신스틸러로 등극한 고규필의 존재감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뱀파이어를 맡게 된 옥택연은 "CG(특수효과) 연기가 가장 힘들었다. 상상력을 키우려고 노력했다. 평상시 연기하는 것보다 조금 더 CG를 생각하면서 표현했다. 연기 자체로는 점점 힘을 잃어가야 했기에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웠다"고 작업했던 소회를 밝혔다. 앞서 옥택연은 '빈센조'의 빌런과 '블라인드'로 무게감 있는 작품을 소화했다. 이를 두고 옥택연은 "전작이 워낙 무거운 장르의 드라마였기 때문에 이번 작품을 읽고 힐링을 느꼈다. 선우혈이라는 캐릭터를 맡게 된다면 표현할 수 있는 것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첫 주연으로 발탁한 원지안은 "밝고 경쾌한 작품을 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체력적인 부분이 힘들었다. 평소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뮤지컬 스타에서 처음으로 매체 연기에 도전하는 박강현은 "처음은 항상 두렵기도 하면서 떨린다. 그 마음가짐 그대로다. 첫 촬영을 하던 날이 기억난다. 무대와는 다르더라. 평소 관객들 앞에서 노래하고 연기했다면 카메라 앞에서 해야 한다는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동료 배우들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아름답게 촬영했고 즐겁다"고 전했다. 또 '가슴이 뛴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박강현은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또 제가 맡은 캐릭터가 그간 하지 않았던 순정남의 모습이 있었다. 그래서 제 안의 그런 모습을 꺼냈다"고 느낀 바를 전했다. 그 역시 뮤지컬이 아닌 드라마에 도전하기 전 우려가 있었다고 고백하면서 "내가 누가 되지 않고 잘 스며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제겐 큰 도전이었다. 객관적으로 매번 매초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기에 항상 배우고 나아가고 싶다. 드라마 도전은 작품이 좋든 나쁘든 굉장히 의미있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월화극의 위기설이 그간 꾸준히 대두됐다. 이 감독은 "KBS가 잘하는 드라마는 분명히 있지만 그것만이 다는 아니다. (우리 작품은)복합 장르긴 하지만 장르적 성격으로만 가지 않는다. 언제든 도전해서 KBS도 이런 장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어필된다면 좋은 드라마로 기억될 것"이라고 의미를 되새겼다. 주연인 옥택연에게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묻자 "주연으로서 누구나 함께 만들어가는 작품이고 성과가 좋으면 당연히 좋다. 제가 생각했을 때 함께 하는 제작진 등 모두가 성과를 바라보고 열심히 일한다.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안 좋은 드라마로 평가하긴 힘들다. 요즘처럼 OTT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많아지고 있다. 다시 찾아보고 좋은 작품이라고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한편 '가슴이 뛴다'는 이날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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