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밭에 동물 발자국" 신고... 동물보호협회 "표범 같다" 회신
26일 현장 조사 국립생물자원관 "고양이과 아냐, 들개 가능성"
얼마 전 악어 목격 신고가 접수된 경북 영주에서 이번에는 국내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표범의 발자국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하지만 당국 조사 결과 들개 발자국인 것으로 추정됐다.
소동은 지난 24일 시작됐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북 영주시 상망동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지난 24일 콩밭에서 이상한 동물 발자국이 발견돼 환경단체에 의뢰했더니 표범 발자국 같다고 말해 곧바로 영주경찰서 동부지구대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야생동물보호협회 관계자는 지역 언론에 "2~3년 전에 발견된 발자국보다는 절반 정도 크기지만 발자국 크기와 깊이로 볼 때 몸무게는 30~40㎏, 크기는 70~80㎝으로 추정되는 표범 같다"고 전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산으로 도망쳤으면 수색이 어렵다"고 안내한 뒤 소방당국과 함께 25일 오전 3시 20분쯤 현장을 점검했다. 경찰로부터 상황을 전달받은 영주시 환경보호과는 이날 직원 3명을 현장에 보내 15㎝ 크기의 발자국들을 사진으로 남겼다. 발자국은 밭에 일렬로 여러 개가 나 있었으며, 현재는 장맛비로 발자국이 밭에서 씻겨 나간 상태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현장을 조사한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서문홍 연구사는 "개나 너구리 등 갯과 동물 발자국으로 추정된다"라면서 "표범과 같은 고양잇과 동물 발자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갯과 동물 발자국으로 추정하는 이유는 발자국이 좌우대칭인 점과 모든 발자국에 발톱 자국이 보이는 점이라고 서 연구사는 설명했다. 고양잇과 동물 발자국은 좌우로 대칭을 이루지 않고 발톱 자국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서 연구사는 "발자국 크기를 봤을 때 들개 발자국으로 보인다"며 "앞발과 뒷발 발자국이 겹치면서 발자국이 더 크게 남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표범은 한반도·만주·러시아 일대에 분포하고 있으나 한국 표범은 현재 멸종위기로 분류돼 있다. 1962년 경남 합천 오도산에서 생포된 뒤 창경궁에 머물다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져 1973년 폐사한 표범이 공식적으로는 마지막 생존 개체다.
앞서 영주에서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악어 목격담도 나왔다. 지난 13일 오후 6시쯤 경북 영주시 문수면 무섬교 인근 하천에서 1m 크기의 악어를 목격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수색작업을 했지만,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이 악어를 수색하다가 환경부지정 멸종위기보호동물인 삵을 발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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