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동산컨설팅대표 등 5명 구속기소
부동산 중개사도 가담... 50배 수수료 챙겨
경기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과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자기자본도 없이 경기 구리시 등 수도권 일대에서 수백 채의 주택을 사들인 뒤 전세사기를 벌인 일당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형사2부(부장 한문혁)는 26일 부동산컨설팅업체 대표인 고모(41)씨와 임원 류모(36)씨, 허위 임대인(속칭 '바지 집주인') 등 5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알선책 등 21명도 사기 및 공인중개사법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신축 오피스텔·빌라의 경우 시세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전세사기 범행을 계획했다. 이후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수도권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오피스텔과 빌라 928채를 사들인 뒤, 임차인에게 받은 전세 보증금 2,434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전세사기에 이용한 주택은 서울 670채, 경기 158채, 인천 100채 등이다.
이들은 자기 자본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임차인들이 낸 전세 보증금만으로 주택을 사들이며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집값이 전세 보증금보다 적어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속칭 ‘깡통 전세’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들은 조직적으로 이런 사실을 숨겼다.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들은 이런 위험성을 알고도 “입지가 좋다”고 임차인들을 설득했다. 공인중개사들은 법정 중개수수료의 최대 50배를 받고 전세 계약을 중개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고씨 등은 이렇게 벌이들인 범죄 수익 대부분을 코인, 주식, 유흥 등으로 탕진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임대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과 공범들에게 나눠줄 리베이트(전세보증금의 15~20%)까지 전세보증금에 산정한 후 임차인에게 받았다”며 “서민들이 피땀 흘려 모은 전세금을 가로챈 만큼 이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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